상신브레이크, 도시철도차량 브레이크 표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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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신브레이크, 도시철도차량 브레이크 표준 만든다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7.03.2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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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차량용 제동 마찰재 개발 및 표준화 연구’ 주관기관에 선정
브레이크 패드 국내 1위 기업...철도분야 국책과제 처음 참여해 중책 맡아
김효일 대표 “생명과 환경에 밀접한 브레이크, 표준화·국산화 선도할 것”
현재 세계 100여개국 수출 중...도시철도차량 분야 확대 계기
 
▲ 상신브레이크 김효일 대표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40여년 자동차 브레이크 개발 노하우로 철도차량 브레이크 표준화와 국산화를 선도해 철도 선진국 진입에 기여하겠습니다."
 
브레이크 패드 국내 점유율 1위 기업 상신브레이크(주)가 우리나라 도시철도차량용 브레이크의 표준화를 정립할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년 5개월간 정부가 진행하는 ‘철도차량 부품 호환 및 표준 모듈 개발 연구’에서 제4세부 연구과제인 ‘도시철도 차량용 제동 마찰재 개발 및 표준화 연구’의 주관기관으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4세부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동차부품연구원, 서울메트로도 함께 참여한다.
 
상신브레이크가 철도분야 국책 연구과제에 참여한 것은 설립 이래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4세부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상신브레이크 김효일 대표는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개발 한 분야에만 40여 년 매진해 온 장인정신과 신기술,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여 온 전문성이 인정받아 이번 과제에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1975년 설립된 상신브레이크는 국내 최대 브레이크 제조업체로서 승용차용 비석면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 버스 및 화물차용 브레이크 라이닝, 소형 화물 및 승용차용 비석면 브레이크 슈 어셈블리, 대형버스 및 초대형 덤프트럭과 트랙터 등 화물차량용 브레이크 시스템 등 다양한 차종의 브레이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마찰재 기술, 최적의 배합 및 융합 기술 등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상신브레이크는 주로 현대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 자동차 회사에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나아가 첨단 비철계 세라믹과 섬유 소재 재질을 사용, 내마모성과 제동력이 탁월한 프리미엄급 브레이크 패드를 개발해 프리미엄급 자체 브랜드로 출시하는 등 고급 브랜드를 자체 보유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이 외에 튜닝 및 레이싱용, 외제차량용 등 각 부문별 자체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인도에 현지 공장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멕시코에도 현지 생산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과 중동에 현지 법인과 지사를 설립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산차와 외제차를 망라한 국내 최다 차종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상신브레이크는 새로운 개념의 브레이크 신기술 개발에서도 단연 국내 선도기업이다. 상신브레이크는 전기자동차 시대에 대비, 국내 최초로 비접촉식 보조 제동장치인 ‘리타더(retarder)’를 개발하기도 했다. 리타더는 전기 전자가 결합된 비접촉식보조제동장치로서 감속 기능을 수행해 주 브레이크를 보조해 주고 감속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해 차량 에너지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회생 제동 기술이 포함된 제동 분야 신기술이다.
 
김효일 대표는 “상신브레이크만의 노하우를 철도차량 분야에도 적용해 제동 마찰재의 표준화, 국산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생명, 환경과 밀접한 도시철도차량용 제동 마찰재, 해외의존도 높고 표준화 낮아
 
총 32억원이 투입되는 4세부에서는 서로 다른 도시철도 운영기관 및 이종 차량 간의 호환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동 마찰재 표준화 규격을 마련하고 표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또한 국내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수입품을 대체할 제품을 개발해 국산화를 이루는 것도 주요 목표다. 이외에 소음저감 기술개발 및 철도차량 부품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기존 도시철도차량용 제동 마찰재는 전국 운영기관 간에 부품사양의 표준 부재로 제품의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운영기관별 차량에 따라 부품 종류와 사양이 각각 달라 효율성이 낮다. 또한 현재 전체 운영기관의 제품이 국내제품과 수입제품이 혼용되어 사용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주거지역에서 운행하는 자동차는 철도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에 민감하고 그만큼 제동 마찰재의 표준화도 상당수준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철도차량은 소음규제가 미흡하다. 그래서 제동 마찰재의 표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상신브레이크 김희동 이사는 “‘기차는 원래 시끄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브레이크 기준에 별로 민감하지 않았다. 여기에 많은 업체들이 제각각 만든 제품으로 저가공세를 펼치다 보니 철도차량 브레이크의 표준화는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며“몇몇 철도 선진국의 외제품들이 국내시장을 장악하다 보니 오히려 외국산끼리는 호환이 잘 되고 있는 웃지못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제품이 많고 국내 제품들의 표준화가 미흡하다 보니 국내 도시철도 운영기관들 역시 외국제품의 가격 인상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유지보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석면을 비롯해 납, 수은, 카드뮴, 크롬 등 4대 중금속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분진이 발생하는 마찰재의 표준기준 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상신브레이크와 협력해 표준 제품을 개발한 후 현차시험을 통해 상용화할 방침이다.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1호선 구로부터 천안까지 지상 구간에 테스트를 실시하고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2호선 지하구간에 온도와 습도 등에 대한 반응을 살펴본다.
 
김효일 대표는 “브레이크는 승객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고 분진 등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지역마다 규격이 모두 다르고 시험 방법도 상이하다. 제동 마찰재 분야의 표준화와 국산화가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기존 승용차 분야의 표준을 참조하되 철도차량만의 특성을 반영하는 표준 개발을 앞당기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상신브레이크의 철도 브레이크용 마찰재

40년 한 우물만 판 장인정신, 국가과제 주관기업 선정된 밑거름
 
상신브레이크는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다수의 국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상용화한 제품도 많다.
 
2004년에는 자동차용 탄소-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 개발과제를 수행해 상용화했다. 이 신소재 브레이크 시스템은 내마모성과 제동력이 우수하고 소음과 분진 발생이 적을 뿐만 아니라 무게도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의 1/3 이하이기 때문에 고급 자동차의 옵션 사양으로 적합한 제품으로 조만간 현대자동차에서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1~2014년에는 월드클래스 300 기업의 과제수행을 통해 친환경 브레이크 패드의 세계 지역별 특성화 미래기술과 차세대 지능형 브레이크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현재 판매하고 있다. 2013~2016년 수행한 그린상용차용 전기식 회생 보조 브레이크 시스템 개발 과제도 완료해 내년부터 자동차에 장착될 예정이다. 이 외에 2011~2014년 해상용 풍력 Yaw 브레이크를 개발해 보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제4세부 과제와 함께 Cu Free 마찰재원소재 개발, 긴급제동장치용 카메라 모듈 개발 등 총 5개의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김효일 대표는 “2018년까지 Cu Free마찰재 원소재 개발을 통해 2023년부터는 구리를 마찰재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처럼 최고 수준의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철도차량 연구성과 기반으로 해외진출 더욱 박차 가할 것
 
상신브레이크는 이번 국책과제 주관기관 선정이 제2의 도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효일 대표는 “도시철도 차량용 국내 제동 마찰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시장의 1%도 안 된다. 따라서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더 많은 실적을 쌓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개발 과제가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신브레이크는 2020년까지 개발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이를 국내 사업화에 적용하고 이 단계가 안정되면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더욱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한 도시철도차량 분야 과제가 완료되면 화물열차, 객차등 철도 쪽으로도 폭넓게 진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리타더와 같이 아예 분진이 발생되지 않는 이상적인 친환경 브레이크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김효일 대표는 “도시철도는 매연을 유발하지 않는 대중교통이다. 따라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그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이러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표준화, 국산화는 국부 증대에 직결된다”며“자동차에 이어 도시철도도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온라인을 중심으로 역 플랫폼 스크린도어에 정확히 맞게 정차하는지 여부와 소음 발생 등에 관한 의견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기술과 고품질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상신브레이크와 같은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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