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자산 모두 부족한 고위험가구 빚 62조…전체 6.2%
상태바
소득·자산 모두 부족한 고위험가구 빚 62조…전체 6.2%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7.03.24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자산과 소득을 동시에 따질 때 부실 위험이 큰 가구의 부채가 60조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4일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 금융과 실물 측면을 모두 고려한 고위험가구의 부채 비중이 지난해 전체 가계부채의 7.0%(62조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5.7%(46조4천억원)와 비교해 1년 만에 1.3%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33.6%(15조6천억원)나 급증했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 규모가 자산평가액을 초과한 가구를 가리킨다.

고위험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의 상당 부분을 빚 갚는 데 쓰고 있고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합쳐도 빚을 상환할 수 없다.

부채가 경제적 수준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차주 기준으로 살펴봐도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한은이 100만명의 가계부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으로 분류되는 취약차주의 대출액이 작년 말 78조6천억원에 달했다.

전체 가계대출의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위험가구나 취약차주는 대출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부실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사진=자산과 소득을 동시에 따질 때 부실 위험이 큰 가구의 부채가 60조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연합뉴스 제공)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리스크(위험)는 취약차주 중심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위험가구 부채가 급증했다는 것은 가계부채의 질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해석된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작년 말 가계가 진 빚은 1천344조3천억원으로 1년 사이 141조2천억원(11.7%) 늘면서 연간 증가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저신용·저소득층이 많이 찾는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증가율은 17.1%로 훨씬 높았다.

다만, 한은은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번질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고소득(상위 30%) 차주의 비중은 65.5%이고 고신용(신용등급 1∼3등급) 차주도 65.7%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가계의 총부채 대비 총자산은 3.9배이고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은 1.2배 수준이다.

허 부총재보는 "가계 부문의 차주 분포나 금융자산 보유 현황, 금융기관 복원력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를 당장 위기로 볼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