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전 호주대사 "세월호 참사 가장 기억나…슬픈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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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전 호주대사 "세월호 참사 가장 기억나…슬픈사건"
  • 김진우 기자
  • 승인 2017.03.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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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진우 기자] "호주와 달리 제조업이 발전한 한국이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한국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세월호 참사다."

윌리엄 패터슨 전 주한 호주대사는 지난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지난해 마무리한 한국의 대사 생활 4년을 상세히 소개했다.

 1949년생으로 최근 만 68세가 된 패터슨 전 대사는 한국 대사직을 떠남과 동시에 45년간의 외교관 생활도 마감했다.

그는 현재 수도 캔버라에서 지내며 호주·한국기업협회(AKBC) 이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파트타임으로 정부에 컨설팅하거나 호주국립대학(ANU)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패터슨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대사로 일하는 동안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 제철소 등 한국의 주요 제조시설을 자주 찾았고, 호주에는 제대로 없는 제조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자신의 아내가 주변으로부터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봤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 등 산업시설을 구경했다"는 말을 하곤 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제조업이 강하지만 한국은 "정경유착이 여전하고 규제가 쉽사리 변화하지 않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생활 중 가장 기억나는 일로는 주저 없이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패터슨 전 대사는 "세월호 침몰로 인해 부패 등 한국 사회의 기업 문화를 비롯한 사회적 문제 등 치부가 드러났다"며 "슬픈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 호주대사관이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내에 있었던 만큼 세월호 2주기 행사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움직임을 자주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2014년 12월 발효한 한국-호주 자유무역협정(FTA)도 보람 있고 기억나는 일로 거론했다.

그는 "각국이 FTA의 혜택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두 나라가 FTA로 두 나라 수출이 활기를 띠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교육과 법률, 회계,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이 매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사진=28일 인터뷰하는 윌리엄 패터슨 전 호주대사.(연합뉴스 제공)

FTA와 함께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하에서 재도약하고, 글로벌 리더로 활동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양국간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투자 및 교류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볼 필요가 있고, 국방 부문에서 두 나라 모두 미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서로 전략적 제휴나 협력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생의 3분의 2를 외교관으로 보내며 태국과 몽골 대사도 지냈으며, 테러리즘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그는 외교관을 "한 나라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해야 하는 자리"라고 정의했다. 또한 외교관은 "다른 나라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때로는 일주일 내내 일해야 할 만큼 단순히 직업 이상의 삶 자체"라고 덧붙였다.

오랜 외교관 생활 중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04년 태국 지진해일(쓰나미)의 태스크포스팀을 맡아 처리하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패터슨 전 대사는 평양 대사도 겸임하면서 재임 중 3차례 북한을 다녀왔다. 그는 "북한의 외곽지역을 방문했을 때 열악한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며 평양 밖 어려운 경제 상황에 걱정을 표시했다.

이밖에 많은 한국 젊은이가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따라 호주를 찾는 것과 관련해서는 "생활여건 등을 사전에 치밀하게 조사해 철저히 준비한 뒤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패터슨 전 대사는 "눈 내린 산사의 모습을 포함해 한국의 풍경화 2점을 집 안에 걸어 놓고 있다"며 한국에 친근감을 표시한 뒤 "앞으로 무역이나 투자부문에서 역할을 찾고 싶고 중견국가 간 협력 강화방안도 모색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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