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이경영 기자] 6일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출석 통보를 하면서 SK에 이은 롯데의 뇌물 의혹 수사도 막바지 수순에 접어들게 됐다.
대선을 앞둔 수사 일정을 고려할 때 대기업 뇌물 의혹 수사는 SK와 롯데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7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당시에 오간 대화 내용과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신 회장 소환은 롯데를 둘러싼 뇌물 의혹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왔음을 의미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재단 출연 과정 등에 책임을 지고 관여한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재단 출연 경위 등을 캐묻는 등 관련자 조사를 사실상 마친 상태다.
롯데 의혹 수사를 매듭짓기 위해선 작년 3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평가였다.
검찰은 당시 독대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와 관련해 신 회장으로부터 직접 진술을 얻어낸 뒤 다음 박 전 대통령 방문조사 때 이를 확인하는 수순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15년 11월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가 출연금 등을 낸 후 정부의 신규 사업자 공고를 통해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게 아닌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특혜를 받기는커녕 잠실면세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뇌물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SK그룹과 관련한 수사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18일 검찰에 출석해 13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최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등 여러 경영 현안에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자금 지원을 한 게 아닌지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SK, 롯데 관련자의 기소여부는 박 전 대통령 기소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대기업 수사 결과가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사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CJ 등 뇌물 의혹이 제기됐던 다른 대기업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이달 중순까지는 재판에 넘길 예정이어서 수사 일정상 특검 이후 추가된 대기업 뇌물 의혹 수사는 SK와 롯데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자 등록이 15일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이 현시점에서 추가 수사에 나서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도 "CJ와 관련해서는 조사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CJ 역시 이재현 회장 특별사면 등 현안 해결을 위해 재단에 출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SK, 롯데 수사 결과에서 삼성처럼 대가성 정황이 드러나면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액에 이들 대기업이 건넨 지원금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앞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는 SK와 롯데가 낸 출연금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만 적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