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도시바, 감사법인 승인없이 결산발표 강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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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위기 도시바, 감사법인 승인없이 결산발표 강행하나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7.04.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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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부문 매각 진행에도 불구하고 상장폐기 위기까지 내몰리자 2, 3월 두 차례 연기한 결산발표를 11일 감사법인의 승인없이 강행할 움직임이다.

도시바는 이미 두 차례 연기한 2016년 4∼12월 연결결산을 이날까지 금융청(간토재무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이날 아침까지도 감사법인의 결산 적정성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도시바는 일본 유력기업으로서는 전례가 없는 3번째 결산연기나 상장폐지가 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감사법인의 승인을 받지 못해도 '한정적 의견표명' '의견불표명' 조건으로 결산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설이 나돈다.

도시바는 2월 14일 발표할 예정이던 결산을 처음 미룬 데 이어 다음 기한이던 3월 14일도 재연기했다.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손실액 규모를 줄이려는 내부압력 문제 때문이었다.

도시바 감사법인은 손실규모 축소 압력이 과거 결산에도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감사법인의 승인이 있어야 결산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감사법인 측은 도시바 측의 설명을 듣고 있지만, 이날까지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WH 측이 작년말 밝혀진 원자력사업의 거액손실을 2015년도에도 파악했었다고 하는 의심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손실 액수는 2015년도에도 계상할 필요가 있어 도시바가 이미 발표한 결산내용을 수정해야 한다. 2016년 3월말 시점에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에 대해 도시바는 결산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시바 의뢰를 받은 변호사사무소가 WH의 메일 등을 조사, 손실규모 축소를 위한 간부의 압력이 과거 결산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도시바의 회계를 담당했던 다른 감사법인도 변호사사무소와 같은 의견이라는 것이 도시바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감사법인이 이를 다수파의 의견으로 받아들일지가 쟁점이 되고 있었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일본에서 결산보고가 세 번 연기된 전례는 없다. 금융청이 도시바의 연기신청을 인정하지 않고, 8영업일째인 4월 21일까지 결산을 보고하지 못하면 도시바는 상장폐지된다.

▲ 사진=커다란 경영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도시바 본사가 입주해 있는 도쿄 미나토구 건물.(연합뉴스 제공)

도시바는 이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 감사법인의 승인 없이 결산보고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도 4분기 보고서에 대해 감사법인의 '적정' 의견이 없이도 제출은 가능하다고 언론들은 전한다.

그런데 그러한 사태는 매우 이례적이다. 적정 의견없이 발표를 하게 되면 결산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금융청이 승인할 경우에는 3차 결산 연기설이 나돈다.

도시바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이미 일부 지방은행 등을 중심으로 도시바에 제공했던 융자를 회수하는 등의 '도시바 떠나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은 가속화될 수도 있다.

도시바 주식은 과거의 회계조작 문제로 도쿄증권거래소가 '특설주의시장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상장폐지 우려가 있음을 투자가들에게 알리고, 이에 대한 심사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날도 정상적인 결산발표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상장폐지 리스크는 한층 높아지기 때문에 도시바와 감사법인의 조정은 기한 당일 마지막 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시바는 이날 오전 9시까지도 결산발표 여부나 기자회견 등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결산발표를 둘러싼 각종 설만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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