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위기의 알제리 외국인투자 유치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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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위기의 알제리 외국인투자 유치에 '안간힘'
  • 이진욱 기자
  • 승인 2017.05.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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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이진욱 기자] 유가하락으로 위기에 빠진 알제리가 산업다변화 및 외국인 투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의 알제리 투자가 요청되고 있다. 

7일 코트라 알제리 알제무역관에 따르면 전체 수출의 98%, GDP의 절반가량, 재정수입의 3/4을 석유가스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알제리는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외환보유고가 2014년 1799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1449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어 2016년에 다시 1146억 달러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또 2016년 무역적자도 전년에 비해 4억 달러가 늘어난 185억 달러에 이르는 등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알제리 경제사회이사회는 석유에 대한 국제수요가 급격히 증대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알제리 경제도 극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제리 정부는 그동안 석유가스산업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산업구조를 중공업 중심의 제조업 및 관광업, 건설 및 공공부문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알제리는 강력한 수입제한조치와 함께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고용 증진 및 산업다각화 정책을 최우선 순위로 실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기업들이 알제리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알제리 알제무역관 조기창 연구원은 "알제리 투자환경의 장점은 저렴한 에너지가격과 임금"이라며  "산업용 가스요금은 유럽에 비해 평균 22배 저렴하고 전기요금은 6배나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판매가 기준, 휘발유 1리터는 300원 정도이며 LPG가스는 리터당 9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임금 또한 프랑스에 비해 10배 이상 저렴한데 제조업 기준, 임원들의 월 평균 임금은 60만 원, 중간간부 40만 원, 그리고 실무직원은 25만 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유럽, 아프리카 및 중동 등 3개 대륙을 연결하는 마그레브 경제대국으로서 아∙중동 및 유럽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구 4000만 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면서 주요 경제지표는 중진국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큰 장점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원유확인 매장량의 0.7%에 해당하는 122억 배럴과 전 세계 천연가스 확인매장량의 2.2%에 해당하는 4조5000억㎥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행정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규제가 심하며 극심한 관료주의로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법령이 불어와 아랍어로 작성돼 있으며 법령이 복잡하고 영문으로 서비스하는 공기관 홈페이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하고 국가 주요 기간 산업은 거의 모두 국가나 공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다.

World Bank가 세계 18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즈니스 수행 용이도(Easy of Doing Business)에 의하면 알제리는 하위권인 163위로 조사됐다.  

10가지 조사항목 중 교역, 여신, 투자가 보호, 조세, 부동산 취득에서 가장 나쁜 평가를 받았다. 
알제리 정부의 투자환경 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2015년과 2016년의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World Economic Forum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도 2015/2016년에는 총 140개국 중 87위를 나타났다.  

최근 3년 연속 순위가 개선되다가 최근 조사에서 유가하락으로 경쟁력이 다시 뒷걸음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알제리는 시장크기와 거시경제 환경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으나, 상품시장 및 노동시장의 효율성과 금융시장 발달 면에서는 거의 바닥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IHS가 전 세계 211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는 국가위험도(Country Risk) 평가에서도 2016년 3분기 기준, 190위로 조사됐으며 국가위험도 역시 2014년 유가하락 이래 지속 하락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Fitch, S&P 및 Moody's에서는 알제리를 평가대상국에서 제외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제기구나 연구소, 신용평가기관에서의 알제리 평가는 극히 열악하거나 평가 자체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트라 알제 무역관은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알제리 정부의 노력으로 인해 이같은 문제들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알제리 정부는 최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 프로젝트용 수입 재화·용역에 대해 관세 및 부가세 면제 △프로젝트 관련 부동산에 대한 10년 면세 △법인세 3년간 면세 △정부의 관련 인프라에 대한 전액 또는 부분 지원 △산업·농업·관광분야 추가 지원 △국가 경제에 중요한 예외적인 투자에 대해서는 특별 혜택 부여 등이 반영된 알제리 투자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현지에 공장을 건설해 생산한 제품을 구입할 경우, 지난 6년간 금지해 왔던 내국인들의 신용구입을 허용하며 현지 투자 외국기업에 대해서 관급 입찰 시 우대한다. 

또한 관급 수의계약 시 알제리 국내기업과 합작투자 현지 공장건설을 선행조건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수입완제품에 대해서는 쿼터제 실시, 엄격한 수입라이선스 도입, 일부 국산제품에 대해서는 수입금지(예: 의약품), L/C 개설 통제 등 외환관리 강화, 기술적 요건을 만족해야만 수입을 허가하는 등 각종 규제를 통해 상대적으로 현지 투자한 외국기업들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다.

이같은 알제리 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 노력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알제리 투자개발청(National Agency of Investment Development, www.andi.dz) 자료에 의하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410건(총 8030억 알제리 디나르 = 약 80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져 4만2959개의 일자리가 발생됐다. 

특히 전체 투자건수의 56%, 투자금액의 74%, 일자리 창출의 57%가 제조업에서 발생했으며 건설 및 공공사업, 교통, 관광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2015년 한 해 동안에는 112건(총 1130억 알제리 디나르 = 약 11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져 1만4951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지난 10여 년간 410건의 투자가 이루어진 반면, 2015년 1년 동안 112건의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알제리 정부의 투자유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음을 입증한 것.

특히 알제리 정부는 투자환경 개선과 함께 수입제한을 더욱 공고히하는 정책을 추구한다. 

조기창 연구원은 "이는 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알제리 시장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현지 투자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인식시킴으로써 '울며 겨자먹기식' 현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알제리 정부는 자동차에 대한 수입쿼터를 강화해 2015년 35만 대에서 작년에는 8만3000대로 대폭 삭감했으며 올해에도 5만 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진출 자동차 제조사인 르노자동차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쿼터 배정과 함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최대 자동차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다. 

수입규제를 피하고 이러한 혜택을 받기 위해 작년부터 현대자동차도 이미 상용차 및 승용차 부문에서 현지 조립공장을 건설해 가동 중이며, 다른 외국 자동차 회사들의 알제리 현지 공장 건설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많은 외국기업들은 직접 자본투자는 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에게 부품과 기술을 제공한 후 외국기업 브랜드로 현지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알제리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EU와 FTA를 체결하고 있고 아프리카, 중동시장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지에 위치해 투자를 적극 고려해 볼 만한 국가"라면서 "제도, 행정, 언어, 문화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국가이기 때문에 투자진출 시 유의할 점이 많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알제리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로부터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코트라 알제 무역관뿐만 아니라 대사관으로부터 협조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관급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현지기업들과 합작공장 건설 조건을 제시받았을 때, 공장 가동 후 생산 제품에 대한 매입 보장을 확실하게 받아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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