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브렉시트, 영국 금융산업에 어떤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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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브렉시트, 영국 금융산업에 어떤 영향 미칠까?
  • 김영삼 기자
  • 승인 2017.05.15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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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렉시트에 따른 1차적, 생태계 전반적 영향의 정량화.(사진=올리버 와이만)

 [코리아포스트 김영삼 기자]금융전문가 설문조사와 통계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별 금융서비스 매력도를 측정하는 세계금융센터지수 2016(The Global Financial Centers Index 2016, 2016년 9월 발표)에 따르면, 런던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GFCI 2016은 브렉시트 가결이 결정된 국민투표일(6월 23일) 직후인 6월 말까지의 데이터가 포함돼 측정됐음. 해당지수를 발표하는 Z/Yen Group의 마크 인들 부국장은 Financial Times(FT)와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 결과 이후 런던의 평균점수가 10% 하락했다고 밝혔다. 다음해 지수 발표 시에는 브렉시트 가결이 런던 순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반면, 런던시의 공공·민간파트너십 홍보기관인 London&Partners(L&P)의 최고경영자인 고든 인스(Gordon Innes)는 런던이 기본적으로 구축하는 금융도시로서의 힘은 하룻밤 사이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런던은 파운드화, 달러화 포함 인민폐, 루피, 이슬람 금융의 허브로서의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으며 핀테크(fintech)와 같은 새로운 산업영역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위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영국 하원(House of Commons)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경제에 대한 금융 및 보험서비스 부분의 기여도는 총 부가가치 기준(Gross Value Added, GVA) 1242억 파운드로 전체 GVA의 7.2%에 달한다.

실제로 영국 내 지역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2015년 기준 런던이 영국의 금융 및 보험부문 GVA의 절반이 넘는 50.9%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16년 영국의 금융서비스 수출은 총 555억 파운드였으며 수입은 117억 파운드를 기록, 총 무역흑자는 438억 파운드로 나타났음. 보험 및 연금서비스 분야의 2016년 수출은 171억 파운드, 수입은 2억 파운드를 기록하며 총 무역흑자는 168억 파운드로 나타났다. 이러한 금융과 보험 분야의 무역 흑자규모는 GDP의 약 3%에 달하는 수치다.

금융도시 ‘런던’의 중요성은 벨기에 소재 싱크탱크연구소인 브뤼겔(Brugel)의 도시별 비교를 담은 보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금융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 수, 무역수지 흑자액, 세수액만 비교해보더라도 파리, 프랑크푸르트, 더블린, 암스테르담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브렉시트가 영국 금융산업에 미칠 영향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의 분석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영국 금융산업에 미칠 영향은 향후 진행될 영국과 EU 규제 당국 간의 합의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영국과 EU의 협상을 통해 금융시장만큼은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이 유지돼 EU 단일 금융시장 접근이 브렉시트 이전처럼 가능한 High Access 시나리오, 둘째, 영국이 EU 회원국과 다른 제3국으로 분류돼 EU 단일 금융시장 접근이 어려워지는 Low Access 시나리오, 마지막으로 영국과 EU 간 양자 간 협정을 통해 첫 번째 및 두 번째 시나리오의 중간적 스펙트럼 접근을 추구하는 시나리오가 이에 해당한다.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은 EU 단일시장에서의 금융활동 규제 및 접근성에 따른 양극단 시나리오를 1차 단기적 영향과 금융생태계 전반에 미칠 장기적 영향으로 나누어 계량적으로 분석했다.

긍정적으로 보면  영국의 EU 금융시장 접근성이 브렉시트 전과 같이 높게 유지될 경우, 1차 단기적 영향과 금융생태계 전반에 미칠 장기적 영향은 유사하며 금융부분 고용은 연간 3000~4000명 이내로 감소할 수 있다. 또한 금융 산업의 연간 총 부가가치(GVA)는 약 10억 파운드 미만으로, 세수(Tax Revenue)는 연간 5억 파운드 미만으로 감소하는 미비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부정적으로는  영국이 제3국으로 분류돼 EU 금융시장 접근이 기존처럼 자유롭지 않고 차단될 경우 1차적으로 연간 실업자 수는 3만1000~3만5000명으로 예측되며, 장기적으로는 영국 금융생태계 내 연간 6만5000~7만5000명이 직장을 잃게 될 수 있다.한 영국 금융산업의 연간 총 부가가치(GVA)는 단기적으로는 90억~120억 파운드, 장기적으로는 금융생태계 전반으로 번져 180억~220억 파운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세수 또한 단기적으로 연간 30억~50억 파운드 장기적으로는 연간 80억~100억 파운드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수치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EU 금융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높은 시나리오의 경우 단기적 혹은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은 총 20억 파운드 이내로 예측되며, EU 금융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낮아지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180~200억 파운드, 영국 금융생태계 전반으로 퍼져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예측해 보았을 때는 총 320~380억 파운드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메이 총리의 EU 탈퇴 통보 서한이 EU 정상회의에 전달,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됨에 따라 향후 2년 동안 영국과 EU는 탈퇴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 그러나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은 영국과 EU 간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 규정과 법적 관계 정립에 따른 금융기관들의 비즈니스 모델 수정까지는 3~5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작년 6월 말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의 EU 탈퇴가 가결되고 런던에 있는 금융기관 및 은행의 본사(HQ) 이전 논의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의 허브역할을 해온 영국 지위에 대한 우려감도 확대된바 있다.

  그러나 다른 유럽 내 도시로의 이전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런던이 기존에 쌓아온 금융허브로서의 인적·물적 인프라가 브렉시트로 갑작스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메이어 브라운(Mayer Brown) 법무법인의 은행·금융 책임자인 에드먼드 파커(Edmund Parker)는 경제잡지인 Economia의 논평기사를 통해 영국 금융의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은 첫째 영국과 EU간 맺게 될 탈퇴 협약의 적정성, 둘째 협약 체결 전 영국 기반 금융 회사들의 이전 정도, 셋째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 금융 부문의 전반적인 탄력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KOTRA 런던 무역관이 지난 1월 30일에서 2월 3일까지 영국진출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렉시트 관련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2개사가 진출해 있는 금융권의 반응을 분석해 보면 영-EU 간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 상실에 대한 문제 등 다양한 우려사항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하드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 법인 운영도 변함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2/3 이상을 차지했다.

하드 브렉시트 시 우려사항을 묻는 문답에는 영-EU 간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 상실 가능성, 현지진출 우리 기업들의 실적 악화, 영국 내 외국인투자유치 감소,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기타 응답이 50%를 차지했으며, 영국 내수시장 침체라는 응답이 22%로 그 뒤를 따랐다.

또한 하드 브렉시트 시 영국 법인 운영에 변함없다는 응답은 77%였으며, EU 역내 국가로 이전하겠다는 응답은 0%였다.

영국의 금융과 보험 분야의 무역 흑자규모는 GDP의 약 3%에 달할 정도로, 영국 산업 전체에서 해당 분야가 차지하는 무게감과 비중은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다. EU와의 탈퇴 협상 시작을 알리는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된 만큼, 향후 진행될 영-EU 간 협상 내용, 영국 금융권의 EU 단일시장 진입 정도, 이에 따라 영국 금융분야가 받게 될 파장 및 대응의 탄력성 등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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