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일본에선 '빙온숙성'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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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일본에선 '빙온숙성'이 대세
  • 이진욱 기자
  • 승인 2017.05.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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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온협회에서 인증한 빙온식품 수 추이(자료=일본빙온협회)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진욱 기자] 쉽게 부패하지 않고 오랫동안 숙성이 가능한 ‘빙온숙성’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일본 맛집 정보 사이트 ‘구루나비’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종류로 ‘숙성된 고기’를 뽑혔다. 

일본 미식포털 ‘타베로그’에서 2015년 실시한 ‘가장 맛보고 싶은 외식 트렌드’ 조사에서 ‘숙성된 고기’가 37.8%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존의 숙성방법인 ‘드라이에이징(상온상태에서 숙성)’, ‘웻에이징(진공상태에서 숙성)’ 등은 기간이 오래되거나 시기를 놓치면 신선도가 낮아지면서 부패할 우려가 있다.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재료 숙성이 가능한 숙성방법인 ‘빙온숙성’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 

‘빙온숙성’은 0℃ 이하에도 얼지 않는 상태에서 가공·숙성 등을 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재료 숙성이 가능한 숙성방법이다. 

이에 따라 일본 빙온협회에서 인증한 품목이 2016년 12월 기준 750개가 넘는 상태다.

물은 0℃도부터 얼기 시작하지만, 돼지고기는 –1.6℃, 정어리는 –1.4℃ 등 각 식품마다 어는점이 다른 이 성질을 활용해 영하에서 얼지 않은 채 숙성시키는 것이 ‘빙온숙성’ 기술이다. 

빙온협회의 실험결과가 보여준 ‘빙온숙성’의 장점은 신선도 유지, 맛 상승, 보습효과로 함축된다. 

영하온도에서는 부패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으며, 냉장온도인 5℃에서 보다 3배 이상 오래 저장할 수 있다.

▲ 주요 식재료의 어는점 분포도(자료=일본빙온협회)

식품을 숙성시키는데 필요한 유산균과 효소 등이 0℃ 이하에서도 충분히 활동 가능하며, 얼지 않기 위해 세포활동을 한 결과로 맛 성분의 핵심인 아미노산과 당분이 늘어나게 된다.

또 밀가루반죽과 돼지고기를 영하에서 저장하는 실험 결과, 수분이 내부로 침투하게 되면서 외부 유출이 적어지는 보습효과도 확인했다.

빙온숙성을 위해서는 이중구조와 냉기 순환으로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얼지 않는 온도에서 숙성을 하기 위해 설정온도의 오차범위 0.5℃ 유지가 목표다. 

냉장고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포인트는 ‘냉기의 순환’이다. 천장에 있는 냉각기에서 배출되는 냉기가 직접 분사되지 않도록 필터와 구멍 뚫린 판을 장착한 이중구조로 설계된다. 

고전압을 이용하면 빙온숙성이 손쉬워진다. 

일본 육류가공 업체인 '스타젠'은 2017년 3월부터 영하에서 얼지 않은 채 숙성한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밀봉 포장한 돼지고기에 수천볼트의 전압을 걸면 고기의 분자가 진동하면서 어는점이 –1.6℃에서 -3℃까지 내려간다.

어는 점이 낮아지면 온도관리가 쉬워지고, 더 낮은 온도에서 숙성이 가능하게 된다.

2017년 4월, 일본 대표 편의점 ‘로손’이 내놓은 빙온숙성 돼지고기를 사용한 도시락 제품은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다. 

‘키커피’에서 출시한 원두상태에서 빙온숙성한 커피는 기존의 커피보다 향이 진해 호평받고 있다.

더 깊은 맛과 향을 원하는 수요에 따라 차별화된 일본 숙성식품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다수 국내 가전업체가 김치냉장고 개발을 통해 식품 숙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기업과의 기술 교류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는 없는 김치냉장고라는 제품이 대다수 가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본 기업에 한국 기술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도 최근 숙성고기의 인기가 상당, 일본의 빙온숙성 방식이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므로 일본 업계의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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