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반도체 매각에 '미일연합' 부진…WD 압박에 지연
상태바
도시바반도체 매각에 '미일연합' 부진…WD 압박에 지연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7.06.07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제임스김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작업에서 일본 정부 등이 선호하는 '미일연합' 진영짜기가 지지부진하자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고 있는 미일연합의 구성은 도시바와 협업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독점교섭권을 주장하며 도시바를 압박함에 따라 계속 지연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6일부터 아사히·마이니치 신문 등은 "도시바메모리 매각에서 도시바와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인 미국 브로드컴에 우선 교섭권을 주려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가 이달말까지 입찰을 마감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려고 하는데 WD가 국제중재재판소 중재 신청을 하며 입찰작업이 지연되자, WD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산업혁신기구를 축으로 결성하려는 미일연합과 브로드컴 두 개 진영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보도 방향과 유사하다.

WD는 미일연합에 가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WD의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을 방문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과 다시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WD 측은 6일에는 도시바와 공동 운영 중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에 새공장을 건설하고, 기술자를 계속해서 고용하는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코멘트를 발표하는 등의 양보안을 제시했다.

WD는 도시바메모리의 제3자 매각을 반대하며 도시바메모리 주식의 과반을 취득하겠다는 방침을 고집했었지만, 최근들어 출자 비율을 20% 선으로 낮추겠다는 설을 흘리며 유연해졌다.

아울러 도시바 측이 매각 금액으로 2조엔(약 20조원) 이상을 원하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자 WD는 타사와 공동출자하는 총액 규모도 지금까지의 1조8천억엔 선에서 2조엔 정도로 올리는 등 변화된 모습이다.

▲ 사진=도시바메모리 주력공장 욧카이치공장.(연합뉴스 제공)

미일연합에는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에 WD도 가세하고, 미국 투자펀드 KKR도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정부도 기술유출 우려가 적은 미일연합을 지지하지만, 후지쓰 등 일본 기업은 출자에 신중한 모습이다.

반면 미국 브로드컴은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엔을 웃도는 응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기업으로 기술유출을 경계하는 일본정부도 미 기업으로의 매각을 용인하려는 자세다.

이런 기류에 따라 아사히신문은 전날에 이어 7일에도 "도시바가 인수액 2조2천억엔이라는 호조건을 제시한 브로드컴에 우선교섭권을 주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도 "WD와 교섭이 결렬될 경우 타진영과 교섭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중 브로드컴은 각국 독점금지법 심사 대상이 아니고 지속적 투자의지도 강해 도시바가 전향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5월 19일 마감한 도시바메모리 2차 입찰에는 한국 SK하이닉스와 대만 훙하이정밀공업, 미일연합, 브로드컴 4개 진영이 경합 중이고, WD는 독자교섭과 미일연합 합류를 병행 중이다.

일본 언론들은 "도시바는 이달 중에는 매각할 곳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매각을 둘러싼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라서 앞으로도 여러 곡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