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가열 전자담배' 인기…유해성 논란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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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가열 전자담배' 인기…유해성 논란도 지속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7.06.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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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성현 기자] 전자담배업계의 아이폰이라고 불리는 가열 전자담배인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아이코스'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BAT코리아와 KT&G도 이에 맞서 조만간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8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지난 달 27일부터 서울 광화문·강남 가로수길 전용 매장에서 아이코스 관련 제품을 한정 수량으로 사전 판매한 결과 흡연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연합뉴스 제공)

이달 2일 광화문매장에는 아이코스를 구매하려는 줄이 한때 150m이상 길게 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5일부터는 전용매장을 비롯, 서울 모든 CU편의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권장 소비자가격은 12만원, 아이코스 전용으로 특수 제작된 히츠 가격은 20개들이 한 갑당 4천300원이다.

아이코스를 구매한 이 모(51)씨는 "건강을 위해 금연을 하려고 하는 데 워낙 흡연기간이 20년 이상 되다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따라서 유해물질이 적다고 알려진 아이코스를 이용해 담배를 점차 끊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 코리아 관계자는 "필립모리스가 뉴욕 증시 상장사인 만큼 구체적인 판매실적을 공표할 수는 없다"며 "다만 아이코스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써는 국내에서 커다란 호응을 받는 등 연착륙하고 있다"고 전했다.

▲ 사진=아이코스 사전판매.(연합뉴스 제공)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제품명 '히츠')을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스틱형 전자기기 중앙의 가열 블레이드(날)에 일반 담배와 모양은 똑같지만, 길이가 절반 정도인 히츠를 끼우고 작동 버튼을 누르면, 블레이드 온도가 최대 350도까지 올라가며 니코틴을 찌는 방식이다. 한 개 히츠의 니코틴 함량은 0.5mg이다.

일반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직접 태우지 않기 때문에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담배 연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90% 정도 적다는 게 필립모리스의 주장이다.

재가 남지 않고, 냄새가 옷에 거의 배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경쟁사인 BAT 코리아도 늦어도 8월 이내에 가열 담배기기인 '글로'(glo™) 와 전용담배인 '네오스틱'(Neostiks™)을 선보인다.

이들 제품은 최근 증축한 BAT코리아의 경남 사천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BAT 코리아 관계자는 "네오스틱은 기기로 가열돼 증기를 생성하며 일반 담배와 유사한 맛을 내면서도 잠재적으로 유해성을 줄이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KT&G도 이르면 9월에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여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발화 가열 전자담배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가열 전자담배의 출시가 잇따라 예고되고 있는 것은 일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는 등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일본 전체 담배시장에서 가열 전자담배 판매 비중이 출시 초기임에도 11∼12%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BAT 코리아, 가열담배 '글로'.(연합뉴스 제공)

그렇지만 보건·금연단체들은 직접 담뱃잎을 넣어 일반담배를 비슷하게 흉내 낸 신종 전자담배 판매가 혐오스러운 담뱃갑 경고그림까지 넣어 금연율을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상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업체는 연기와 유해물질을 줄였다고 주장하지만, 그 말만 믿고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자담배를 자주 즐기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담배회사들이 아직 담배 제품의 정확한 성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담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도 100여가지 이상으로 알려져 오히려 이런 무연 전자 담배가 흡연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있다.

아이코스에서도 기존 궐련 담배와 종류가 같은 유해 성분이 검출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레토 아우어(Auer) 스위스 베른대 교수팀은 1분에 두 모금 정도 빠는 식으로 일반 담배(럭키 스트라이크 블루 라이트)와 아이코스 담배를 한 개비씩 피웠을 때 유해 물질이 얼마나 나오는지 비교 검사한 결과를 미국 의학협회지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했다.

그 결과, 두 담배 연기에 든 유해 물질 종류는 비슷했지만, 일부 유해 물질은 아이코스 증기에 더 짙게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필립모리스는 이 연구 결과와 관련, 자체 홈페이지에서 "성분 측정 방법이 달라 나타난 결과"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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