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높고 수익은 낮고…中 보따리상 '따이공' 고민에 빠진 면세·화장품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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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높고 수익은 낮고…中 보따리상 '따이공' 고민에 빠진 면세·화장품 업계
  • 편도욱 기자
  • 승인 2017.06.12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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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편도욱 기자] 최근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국내 면세점 매출 선방이 눈에 띈다.

3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40%, 4월은 66.6% 감소했지만 3월 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9% 상승했으며 4월은 6.9% 감소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선전은 일명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代工) 매출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선주문을 받아 한국에서 구매해 중국으로 전달해 주는 구매대행 전문업체다. 

따이공들은 전문 거래상들이기 때문에 단체 관광객보다 수익성이 크게 낮기 때문에 면세점 매출이 이른바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할인과 함께 알선수수료 등 상당액의 수수료가 지급되기 때문이다. 

▲ 자료: 한국면세점협회

현재까지 따이공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한국 면세점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상태다. 

이는 중국인 소비자들의 중국 내 유통되는 수입 화장품에 대해 정품에 대한 낮은 신뢰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이공들은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이 정품이라는 인증을 통해 구매유인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의 C2C 사이트 내에서도 까다로운 정품 인증과 공인된 왕홍에 한정, 판매를 허가해 주고 있는 상태다. 
 
따이공들은 중국과 국내 면세점 가격의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주요 화장품 제품의 국내 면세점 가격과 중국 온라인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일명 갈색병으로 알려진 에스테로더의 핵심제품인 Advanced Night Repair 경우 개당 최대 4만2220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따이공들은 용량 대비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가 화장품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꽌시를 통해 여전히 비즈니스를 지속하고 있지만 과거 대비 중국 내 반입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되면서 용량 대비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가 화장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개당 2~3만원에 불과한 브랜드샵이나 마스크팩 보다 개당 10`~20만원에 달하는 고가 브랜드 제품들이 이들 따이공의 주요 쇼핑 타깃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따이공들의 국내 면세점을 통한 외산 브랜드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즉 한국 면세점에서의 외산제품 구입이 늘고 있는 것.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이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면세 채널에 대한 구매제한 정책과 함께 의도적으로 중국 온라인 내 가격을 하락시켜 따이공들의 차익 추구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인바운드 보다는 중국 현지 판매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따이공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 구매제한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 자료: 각 사,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17년 5월 기준으로 설화수와 라네즈 브랜드의 온라인 면세점 판매수량 제한을 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인당 동일제품 구입 제한 기준을 3개에서 5개로 완화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017년 3월 기준으로 온라인 면세점 동일제품 구매수량 제한 기준을 1인당 3~5개에서 10개로 완화했다. 동일 브랜드 내 구매수량은 20개에서 30개로 확대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따이공은 외산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매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산 업체들은 국내 면세점 판매에 아직까지 규제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분기 면세점 업체들의 매출액은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폭 대비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된다.

반면, 한국산 화장품의 면세비중은 전년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2017년 추정 면세비중은  각각 26.0%, 15.2%로 산출됐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0.6%p 1.7%p 낮아진 수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질의 고객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따이공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의 고민거리"라며 "구매수량 제한을 완화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을 유지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는 눈속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 등의 부정적인 이슈를 희석시켜 관광객을 다시 증가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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