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세븐일레븐 임금착취액 '눈덩이'…3천명에 94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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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세븐일레븐 임금착취액 '눈덩이'…3천명에 945억원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7.06.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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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유학생 등 취약층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임금을 착취했다는 비난을 받은 호주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이 뒤늦게 보상해주는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들이 유학생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들에게 최저임금의 절반만을 지급하고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조직적으로 임금착취를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나 현재 자발적으로 보상하고 있다.

13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금까지 모두 2천832명에게 1억1천70만 호주달러(약 945억 원)를 보상했다. 1인당 보상액은 3만9천89 호주달러(3천340만 원)다.

세븐일레븐 측은 지난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전·현직 직원들에게 최대 1억 호주달러를 되돌려주겠다고 발표했지만, 보상규모는 이미 이를 넘어섰다.

호주 기업 역사상 체불 임금 지급 사례로 이미 사상 최대 규모다.

2015년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세븐일레븐 가맹점들이 본사 묵인 아래 결탁, 조직적으로 임금을 착취했다고 폭로해 호주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보도 후 세븐일레븐 측은 소비자문제 감독기관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앨런 펠스 전 위원장이 이끄는 보상위원회를 구성, 자발적으로 피해 보상에 나서고 있다.

▲ 사진=호주 시드니의 세븐일레븐 매장.(연합뉴스 제공)

당시 세븐일레븐의 러셀 위더스 회장을 비롯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최고 경영진이 줄지어 사임했다. 위더스 회장은 1970년대 호주에 세븐일레븐 체인을 들여와 억만장자 사업가가 됐다.

한편, 세븐일레븐의 임금착취 피해 규모가 애초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자 호주의 고용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에 세븐일레븐 측의 자발적인 보상규모가 1억 호주달러가 넘게 나왔지만 실제로 기존 법에 따르면 벌금액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호주 정부는 이런 지적에 따라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위법행위를 알면서도 바로잡기에 나서지 않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해 벌금액을 늘리는 등 책임을 묻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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