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7년 제주 방문의 해…윈희룡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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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7년 제주 방문의 해…윈희룡 도지사
  • 김성민 기자
  • 승인 2017.06.13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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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에너지 품은 스마트시티를 향한 청신호

[코리아포스트 김성민 기자]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맞이한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제주 방문의 해로 선정되어 원희룡(사진)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12일 제주도청에서 코리아포스트와 인터뷰를 가지게 되었다.

▲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도지사

질문: 제주의 에너지신산업 추진 계획에 대하여?

답변: 제주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생산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스마트 그리드, 새로운 에너지 저장과 소비방식, 사물인터넷과 정보의 접근성을 융합하고 연결하는 그린빅뱅 전략이다. 탄소 없는 섬 정책은 운행차량 모두를 전기자동차로 바꾸고 제주도가 쓰는 약 4.3GW의 전력을 모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또 ‘그린빅뱅’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을 융합하고 스마트한 에너지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정부와 손을 잡고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전기자동차보급시범지역, 육상 및 해상풍력단지, 가파도프로젝트 등 저탄소 녹색성장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감귤 폐원지를 활용한 태양광 전기농사 등 1차 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도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교통과 에너지산업뿐 아니라 주택과 공장, 도로, 교통망,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스마트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ICT를 융합해 에코 스마트도시로 갈 것이다. 제주의 그린빅뱅 전략은 파리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와 다보스포럼에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글로벌 쇼케이스로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정책 중 하나다. 제주의 그린빅뱅은 세계 2,400개 도시에 적용가능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제주도 인근 가파다라는 섬에서 추진하는 ‘마이크로그리드’ 파일럿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UAE, 캐나다 등 여러 나라의 모델이 되고 있다.

▲ 2030년 탄소제로 도시의 기여할 전기자동차를 이용하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질: 전기차 육성책과 비전은 무엇인가?

답: 국내 제조사들이나 다른 지자체들이 소극적일 때 제주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확신을 가지고 선두에서 추진했다. 올림픽 성화 봉송을 채화해서 경기장으로 들어와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기분으로 말이다. 이제 성화대에 불이 붙었다. 전국 전기차의 절반 가까이자 제주에서 운행 중이데 광주와 대구 등지에서도 전기차가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다. 제주에서 소화하기로 한 할당량을 다른 지자체에서 달라고 하는 일도 있다. 제주는 자가용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택시, 렌터카, 버스, 화물차 등 37만여 대를 모두 전기차로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또한 보급을 기본으로 전기차 연관산업을 육성하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서 기업이 제주에 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그 중 첫 사업이 바로 배터리 재사용 센터이다.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가 보급되면서 나올 수많은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는 경제성이 있고 스마트도시와도 연계된다. 블루오션인 폐배터리 재사용 분야를 우리 미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제주가 앞장 서야한다. 지난 6월 13일에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센터 구축 사업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배터리 재사용 검증을 위한 분석 장치를 개발하고 배터리 검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배터리 진단사 양성 등 간접 고용을 포함해 2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중고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도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배터리 충전카페, 폐배터리를 가로등 배터리 등에 재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남은 전기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에 저장했다가 되파는 방안, 풍력, 태양광 등과 결합하여 신재생발전 등 산업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렇듯 전기차 연관산업은 정비, 충전관리, 폐배터리 등 애프터마켓 분야가 15개가 넘는다. 이런 산업분야를 제주가 먼저 발굴하고 육성,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 2014년에 개회한 제주 전기차 에코랠리 경주대회에 참가한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도지사

질: 4차 산업혁명시대 제주의 전략은?

답: 제주는 4차 산업혁명을 이룰 최적의 장소이다. 바람, 태양, 빗물, 파도와 같은 자연환경은 신재생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재료를 가지고 스마트 그리드 산업,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 인프라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을 농어업과 서비스산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제주는 1차 산업인 농어업과 3차 산업인 서비스산업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VR(가상현실) 등 새로운 일자리가 나올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또 하나는 사람이다. 4차 산업혁명에는 융합적인 통찰력, 개방과 공존 능력, 창의적 컴퓨팅 사고력을 가진 인재가 시대를 주도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인 인공지능이 일자리 축소와 계층 간 불균형을 심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금 시대의 교양은 기계가 인간의 근육을 넘어 두뇌를 대체하는 혁명적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이고 이를 대비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제주는 이를 대비해 코딩교육을 선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저 또한 스크래치와 앱인벤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관광지를 추전해 주는 앱과 슈팅게임을 직접 개발해봤다. 변화가 예견된 상황에서 코딩교육은 새로운 보편적 복지 차원의 접근이다. 코딩 동아리를 육성하고 전문강사 양성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설립한 자기주도학습센터는 코딩 뿐만 아니라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제주도와 교육청, 평생교육원, 제주대, 국제대, 카카오 등 8개 기관이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확산하는 과정으로 속도감 있고 폭넓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질: 12번째 제주포럼이 마무리됐다. 이번 제주포럼의 성과와 의미는?

답: 우선 제주포럼이 아시아의 대표적인 공공외교포럼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고 본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81개 나라, 5천5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적 집단지성의 힘으로 글로벌 이슈와 지역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논의들이 이어졌다. 제주포럼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전쟁이나 폭력이 없다는 것뿐만 아니라, 위기에 처한 기후, 즉 자연생태와 인류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도 평화라는 것이다. 생태도 평화의 영역이다. 나아가 풍력이나 전기 자동차 같은, 이러한 평화적인 에너지의 생산과 활용을 통해 평화산업을 더 일으켜야 된다. 생태 평화, 에너지 평화, 평화 산업.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관용의 평화 같은 아젠다들을 계속 제시하고 구체적인 논의들을 해간다는 면에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저명인사들과 다양한 협력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앨 고어는 제주도의 에너지 비전이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미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고, 프랑스 국가개혁을 주도한 장 뱅상 플라세 전 장관과는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를 의제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민주주의 발전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기회도 가졌다. 앞으로 제주포럼은 비핵화를 통한 남북협력과 동북아 집단안보, 평화와 교류에 대한 부분에 보다 특화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규모에 치중하기 보다는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미래 이슈를 선정하고 방향을 제시해 날카로움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평화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질: 제주의 혁신과제는?

답: 난개발 방지와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만들기 위해 3년간 갈고 닦았다. 이제는 그 바탕 위에 도민행복으로 연결하고 열매를 맺는데 집중해야 한다. 시급한 과제는 급격한 성장과정에서 나오는 성장통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도민 행복과 만족도를 높이고 건강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쓰레기 및 상하수도,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주거복지, 대중교통 및 주차, 난개발 방지 투자 정책 및 질적 관광,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도민행복 5대 역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제2공항과 함께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거의 30년 만의 대혁신이다. 주거복지의 경우 과열된 주택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공공주택 지원을 확대한다.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개발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공임대주택사업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는 등 제주형 모델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생활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해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도입해 재활용품 분리수거량이 증가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현재는 시범 실시 기간으로 광역단위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하고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갈 계획이다.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 기조와 연결해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를 조성하고 감귤원 태양광 전기농사 및 협동조합형 풍력자원 개발 등 신재생 에너지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질: 일자리창출 계획은?

답: 핵심은 고용의 질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창조적 계급의 성장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제주는 낮은 급여와 비정규직, 대다수 단순영세기업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지역경제구조가 자생력을 갖추고 이륙할 때까지 공공의 영역에서 이끌어줄 부분들이 있다. 우선 공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해서 일자리를 공급하는 것이다. 제주개발공사의 경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원을 780명으로 2배 늘릴 계획이다. 이 정책은 관광공사, 에너지공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형 투자사업에 지역주민 80%를 우선 고용하고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기업 맞춤형 취업 연계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제주에 투자되는 24개 외국인 투자사업에 이러한 일자리 정책이 반영될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형 신기술을 활용해 스마트관광과 스마트팜 같은 영역을 개척하고, 문화예술이나 여러 분야에서 새롭게 창조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키우기 위해 코딩교육, 빅데이터 수집, 혁신적인 플랫폼 센터 구축 등 인프라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대규모 투자사업과 지역마을기업이 연결되어 이익을 공유하고 에너지신산업과 연관산업을 통해 제주도민자본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효과적인 고용창출과 질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 3월 '제주일자리창출위원회'가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앞으로 제주 일자리종합대책 자문 및 아이디어 발굴과 민간일자리, 공공일자리, 사회적일자리(마을기업, 협동조합) 발굴, 민간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임금향상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창구이자 플랫폼 기능과 역할을 하게 된다.

 

질: 지사님의 제주구상 목표는?

답: 청정과 공존은 도정운영을 위한 핵심 철학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청정한 자연이 잘 보전돼 있다는 제주다움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난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자연보호, 투자부문간 균형, 미래 가치라는 3대 투자원칙을 정하고, 보존할 부분과 개발할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청정 자연의 기초 위에 성장을 연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먹튀 논란이 불거진 부동산 개발 중심의 외국자본 투자 허가는 제가 취임한 이후 단 1건도 없다. 이전에 허가된 것 사업들은 보완하면서 추진하고 있다. 공항과 신항만은 앞으로 길게 봐서 제주 미래의 백년대계를 고려한 투자로 보고 추진하고 있다. 개발 분야가 엄격한 원칙과 기준 아래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면 한라산 등 제주의 독특한 자연 자원은 지속가능한 보전 체계를 정립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중산간 생태환경 보전원칙 마련, 환경자원 총량제, 해안변 그린벨트 제도와 같은 혁신적인 환경보전 장치들도 도입되고 있다. 한라산과 곶자왈, 오름, 습지, 하천 등 보전가치가 높은 환경자산을 하나의 생태축으로 연결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토대로 하는 미래에너지, 바이오, 첨단 4차산업, 교육, 헬스케어 산업은 적극적으로 발굴,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의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5월 31일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12회 제주포럼이 열렸으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제2차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가 오는 16~1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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