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강타한 사이버 공격, 국내 해운업계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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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강타한 사이버 공격, 국내 해운업계도 영향
  • 한승호 기자
  • 승인 2017.06.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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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한승호 기자] 유럽과 미국을 강타한 사이버 공격 여파가 국내 해운업계에까지 미치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의 전산망이 손상되고, 미국 등의 컨테이너항이 폐쇄되는 등 돌발 상황에 국내 업체도 자칫 화물 운송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8일 오전 서울 본사에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유창근 사장이 직접 비상대책반장을 맡았고, 본사 팀장 이상 간부와 해외 법인장들이 수시로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직 대책반에 접수된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없지만, 폐쇄된 항구로 향하는 배가 있어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우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입항을 앞둔 화물의 운송이 터미널 폐쇄로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 2위 해운회사 MSC와 '2M+H' 얼라이언스(동맹)'를 맺고 있다.

이 동맹을 통해 회원사들은 서로의 선박을 일정하게 공유하면서 물류 운송에 협력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머스크의 전산망이 크게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머스크의 컨테이너 터미널 자회사 APM터미널이 운영하는 미국, 유럽, 인도 등의 터미널은 전산 시스템 이상으로 선박을 받지 않고 있다.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APM터미널은 우선 29일(현지시각)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유럽 최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APM터미널 2개도 가동이 중단됐다.

▲ 사진=현대상선 컨테이너선.(연합뉴스 제공)

현대상선이 위탁한 화물을 실은 MSC의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은 29일(현지시각) LA APM 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컨테이너선은 APM 터미널 폐쇄로 접안이 어렵게 되자 현재 인근에 있는 다른 터미널에 접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 컨테이너선을 어느 항에 접안하고 화물을 내릴 것인지 등에 대해 조만간 머스크가 가이드라인을 주기로 했다"며 "가이드라인을 받으면 현대상선에 화물을 맡긴 화주들에게도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컨테이너선에 실린 현대상선 화물은 아주 적은 규모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이미 26일 같은 항에 도착한 다른 컨테이너선이 한 대 더 있지만, 이 배에 실린 화물들은 현재 철도 운송을 기다리고 있으며 미국 철도당국으로부터 문제없이 처리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출항을 앞둔 현대상선 관련 선박의 출항 절차도 일단 문제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부산 터미널에 28일 입항해서 29일 오후 출항한 MSC 선박에는 머스크 화물이 실려있지만, 이미 세관 등의 문제 없이 출항을 마쳤다.

30일 입항해 내달 1일 출항하는 머스크 선박은 전산망 마비 상황을 고려해 한국 관세당국이 신고 사항 유예 등 조치를 하며 협조하기로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머스크의 전산망 복구가 늦어지면 우리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주재원을 통해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비상 대책반을 통해 수시로 돌발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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