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서 '24년 권좌' 인텔 밀어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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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실적서 '24년 권좌' 인텔 밀어낸 듯
  • 유승민 기자
  • 승인 2017.07.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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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유승민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 1위에 오른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24년간 반도체 업계의 '황제'로 군림하며 '세계 최대 반도체칩 메이커'란 타이틀을 독점해온 인텔을 꺾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최근 올해 2분기(4∼6월)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이 151억 달러(약 17조3천억원)를 기록하며 인텔의 매출(144억 달러·약 16조5천억원)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분기에 삼성전자가 인텔을 추월하고 처음으로 세계 최대의 칩메이커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D램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올랐다"며 "(삼성의 주력제품인) 메모리칩 시장이 (인텔의 주력상품인) CPU(중앙처리장치) 시장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 서버에서 D램과 SSD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치솟으며 이 시장의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만년 1위' 인텔을 제쳤다는 것이다.

노무라는 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아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인텔의 실적을 앞설 것으로 점쳤다. 삼성의 매출이 636억 달러, 인텔이 605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에 삼성이 인텔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은 국내 증권가에서도 거의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인텔은 1993년 PC용 펜티엄 CPU를 생산하면서 반도체 업계 매출 1위로 올라선 이래 24년간 왕좌를 지켜왔다.

인텔은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고든 무어가 1968년 설립한 회사다. 초기엔 S램,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았지만 곧 PC칩 시장의 1인자가 됐다.

인텔은 PC칩 외에도 마더보드 칩셋, 플래시 메모리, 그래픽 칩, 내장형 프로세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컨트롤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인 반도체 회사로서는 아주 이례적으로 '인텔 인사이드'란 광고를 통해 'CPU=인텔'이란 등식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키기도 했다.

반면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값싼 메모리 반도체밖에 못 만든다. 부가가치가 높은 시스템 반도체도 만들어야 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기술을 더 고도화하는 데 주력했고,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 사진=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 1위에 오른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1992년 1위에 오른 D램 시장에서는 25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에는 3D(3차원) V-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이는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지위를 구축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모바일 AP(엑시노스), 이미지센서(아이소셀),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터치 패널 컨트롤러, 전력관리칩, 스마트카드 IC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이 전무하고 자원과 시간에 한정된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한 것은 삼성전자로서는 전략적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꺾는다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대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도 지난 5월 삼성전자가 2분기에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앞서며 처음으로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삼성전자가 1위를 한다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모든 반도체 기업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강자가 되겠다며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고, 시장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역시 시장의 수급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서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얼마나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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