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식품 속 위험물질 아크릴아마이드 잔류 세계 첫 법적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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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식품 속 위험물질 아크릴아마이드 잔류 세계 첫 법적 규제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7.07.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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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제임스김 기자] 유럽연합(EU)이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의 식품 잔류량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법적으로 규제한다.

그동안 다른 나라들처럼 EU 식품제조업체, 패스트푸드 체인점, 식당 등도 자율적으로 아크릴아마이드를 줄이도록 권고받아왔으나 앞으론 법적으로 의무화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튀김과 칩, 빵, 비스킷, 커피 등 식품을 고온에서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동물실험에서 암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U 28개 회원국 대표들은 지난 19일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아크릴아마이드 저감 의무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집행위는 유럽의회와 EU이사회가 3개월 내에 이 법안을 검토해 승인하면 내년 봄 법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식품업운영자들'(FBOs)은 규모와 특성에 따라 식품 속 아크릴아마이드 잔류량을 의무적으로 줄여야 한다.

유럽소비자단체연합체(BEUC)는 그동안 업계 자율에 맡기고 교육과 홍보를 해온 결과 일부 개선되긴 했으나 아크릴아미드가 유해하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온 지 15년이 된 지금까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면서 이 법을 환영했다.

또 일부 업체가 권고치 이하로 줄였는데 다른 업체들은 그렇지 않은 현실도 이 법의 시행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존의 권고치와 달리 법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필요한 식품 종류 및 업태별로 구체적 아크릴아마이드 최대허용치 등이 마련되지 않은 점이 문제이며 이로 인해 수입식품 규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집행위는 종류별 잔류허용치를 설정하기 위한 논의를 곧 시작하는 등 추가 조치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유럽연합(EU)이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의 식품 잔류량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법적으로 규제한다.(연합뉴스 제공)

◇ 아크릴아마이드 = 냄새없는 백색의 결정성 고체로 정수·폐수시설 등 산업적으로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관련 직업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 위험한 수준에 노출되는 일은 드물다.

2002년 스웨덴 과학자들이 식품 속에도 존재하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탄수화물 성분 함량이 높고 단백질 함량은 낮은 식물성 식품을 높은 온도에서 조리할 때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이후 암을 일으킨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들이 쏟아졌고, 인간에게도 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2A)'로 분류했으며, 유럽식품안전청(EFSA)도 2015년 '잠재적 발암 위험 물질'로 규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인체 발암성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식품의 종류와 보관·조리 방법 등에 따라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이 제각각이어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해 법적으로 규제하고 처벌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권고 기준치를 마련하고 업체와 소비자에게 식품 보관과 조리 방법을 통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자율적으로 줄이도록 교육·홍보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안만호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은 설명했다.

안전처는 이런 교육·홍보 및 제조업체의 저감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지난 10년 사이에 감자튀김과 스낵 제품의 아크릴아마이드 평균 잔류량은 약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조사결과 1일 노출량(섭취량)은 평균 0.086㎍/kg으로 외국보다 상당히 낮고 국제기구 기준치를 크게 하회하는 안전한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안전한 수준이긴 하지만 패스트푸드 소비가 많은 청소년과 영유아의 경우 성인보다 최대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비자·보건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가 실질적인 섭취 실태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식생활이 변화하고 청소년의 경우 관련 식품 섭취가 매우 많으므로 교육·홍보 강화는 물론 식품업체를 강제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사진=유럽연합(EU)이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의 식품 잔류량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법적으로 규제한다.(연합뉴스 제공)

◇ 어떻게 해야 아크릴아마이드 줄일 수 있나 = 동물성 식품 속에도 조리과정에서 나올수 있지만 탄수화물이 높고 단백질은 적은 식물성 식품을, 120℃ 이상에서 조리할 때 생긴다. 특히 160℃ 이상에서 조리할 때 급격하게 증가한다.

따라서 튀김온도를 160℃(오븐온도는 200℃) 이하에서, 너무 갈색이 나지 않는 선에서 조리할 것을 식약처는 권고한다. 또 토스트나 빵, 비스켓 등을 구울 때도 마찬가지다. 삶거나 찔 때에 비해 튀기거나 구울 때 훨씬 더 많이 생긴다. 설탕을 적게 넣는 것도 이 물질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 음식을 고온으로 조리하면서 후추를 넣으면 아크릴아마이드가 매우 많이 생성되므로 가열이 끝난 뒤에 후추를 넣는 게 좋다.

감자의 경우 냉장 보관하면 전분이 환원당으로 바뀌어 그만큼 조리 때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이 늘어난다. 감자를 60℃ 물에 45분 담근 뒤 조리하면 아크릴아마이드가 85%나 줄어든다. 이밖에 몇몇 산제를 소량 넣으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편,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식품군별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은 곡류(22.1%), 조미료(19.8%), 감자류(19.2%), 육류(17.8%) 순이다.

식품 종류별로는 후추가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많았으며 감자튀김과 칩, 과자류, 분말 인스턴트커피 등이 상위 10대 품목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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