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위기에 모기업 파업까지…차 부품업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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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 위기에 모기업 파업까지…차 부품업체 한숨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7.08.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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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국내 자동차산업이 중국시장 위기와 노조 파업, 통상임금 소송 등에 직면한 가운데 자동차산업 메카 울산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 침체에 이어 자동차산업도 위기를 맞았고, 협력업체까지 고통이 확산하며 지역경제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최근 회사의 중국시장 판매가 반 토막 났다.

중국 업체의 약진도 있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갈등 영향 때문으로 여겨진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는 모기업 현대차에만 그치지 않고, 중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까지 위기에 내몰고 있다.

현지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100여 곳이 넘는 중견 부품업체의 중국 공장 가동률이 60% 이하로 떨어졌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울산 북구의 중견 부품업체 A사 관계자는 "사드 배치 이후 현대차 판매가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덩달아 부품업체의 발주량도 수직 하락했다"며 "사드 여파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업체의 중국시장 동반추락과 관련해 22일 "부품업계 경영난으로 공급망이 무너지면 완성차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고, 산업기반이 흔들리는 악순환이 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132만1천390대)은 2009년(93만8천837대) 이후 최저 수준이고, 중국 시장 판매는 사드 갈등 등 여파로 1년 전보다 40% 이상 급감했다.

와중에 모기업인 현대차 노조 파업까지 가세하면서 부품업체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현대차 노조의 평일 부분파업과 주말 특근 거부로 2만4천여 대 생산차질과 매출손실 4천900여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는 추산한다.

매년 모기업 노조 파업으로 부품업체들은 적잖은 손실을 보았다. 올해도 임단협 협상 난항으로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업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 사진=현대자동차 울산공장.(현대차 제공)

업계 관계자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자동차산업 생태계 특성상 모기업의 위기와 파업 피해는 전후방 3천여 개 부품업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올 임단협에서 이미 5차레나 파업한 현대차 노조는 23일 다시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를 가리는 기아차 통상임금 선고에 대한 걱정도 있다.

현대기아차 1, 2차 부품업체 300여 개사가 있는 울산·경주지역에서도 이 소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기아차와 흡사한 조건의 부품업체에도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70여 국내 중견 부품업체를 회원으로 둔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최근 "기아차가 소송에서 지면 소송이 잇따를 수 있고, 업체들은 유동성 위기 등 총체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 일부 자동차 부품업체 노사도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하지 않은 업체도 향후 집단소송할 가능성이 있다.

울산의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세부 소송 내용이 기아차와 거의 동일해 기아차 소송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대비는 하고 있지만, 불리하게 판결 날 경우 경영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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