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분석] 공기업,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회수는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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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분석] 공기업,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회수는 '찔끔'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7.09.25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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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조원 투자해 16조원 건져…회수율 36%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공기업이 해외자원개발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 투자액의 3분의 1 정도밖에 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2016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총금액은 누적으로 746억3천만 달러다.

그러나 작년 말까지 이익이나 배당,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투자액의 54.9%인 409억9천800만 달러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진행 중인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작년 말 기준 62개국에서 476개 사업(석유가스 141개·광물 355개)이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및 자회사 등 공기업의 누적 투자액은 388억5천만 달러로 이 가운데 36.7%인 142억4천200만 달러를 회수했다.

최근 환율을 적용하면 약 44조원을 쏟아부어 16조원만 건진 것이다.

민간기업 누적 투자액은 357억8천만 달러로 회수액은 투자액의 74.8%인 267억5천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민간기업은 공기업보다 30억7천만 달러를 적게 투자했지만, 125억1천400만 달러를 더 벌었다.

투자액 대비 회수액 비중은 민간기업이 공기업의 약 두 배다.

공기업별로 보면 석유공사가 작년 말까지 208억6천300만 달러를 투자, 46.2%에 달하는 96억3천600만 달러를 회수했다.

석유공사는 해외에서 27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2개 사업에서 아직 투자액을 회수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업은 영국 다나(Dana)로 49억5천7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19억7천600만 달러만 회수했다.

다나는 2014년 말부터 지속된 유가 하락과 외화환산손실 등으로 계속 적자를 기록한 탓에 최근 3년간 회수 실적이 없다.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는 2009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작년까지 40억8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2014년 400만 달러를 회수하는 데 그쳤다.

미국 셰일 원유·가스 생산 증가로 캐나다 원유 가격이 낮아지면서 실적이 악화했고 장부가치는 투자액의 16분의 1 수준인 2억5천400만 달러로 떨어졌다.

회수액이 투자액보다 많은 곳은 베트남 11-2, 베트남 15-1, 페루 8, 리비아 엘리펀트(Elephant), 예멘 LNG 등 5곳뿐이었다.

5곳 모두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명박 정부 이전에 투자했다.

가스공사는 총 120억4천200만 달러를 투자해 34.5%인 40억9천300만 달러를 회수했다.

작년까지 22개 해외사업 중 카타르 라스 라판(Ras Laffan) 육상과 오만 LNG 육상 2개 사업에서만 투자액보다 많이 벌었다.

투자규모가 가장 큰 호주 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GLNG)는 2010년 지분 15%에 대한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총 39억6천790만 달러를 투자했다.

▲ 사진=원유 시추.(연합뉴스 제공)

2015년과 2016년에 액화플랜트 각 1기가 생산을 시작해 안정적인 생산 단계에 진입했지만, 아직 투자액 회수를 시작하지 못했다.

2010년 지분 50%를 확보한 캐나다 혼리버 키위가나 광구는 총 7억9천12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가스 가격 하락 지속으로 수익이 감소하면서 아직 회수 실적이 없으며 장부가치는 투자액의 4분의 1에 못 미치는 1억8천550만 달러다.

그나마 가스공사가 2009년 이라크 정부의 유·가스전 1차 국제입찰에서 미국, 이탈리아와 컨소시엄으로 사업자에 선정된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이 작년까지 21억6천140만 달러를 투자해 대부분(20억8천80만 달러)을 회수했다.

광물자원공사는 32개 해외사업에 43억5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회수액은 9.7%에 불과한 4억2천만 달러다.

2006년 광물자원공사 등 한국 컨소시엄이 지분 27.5%를 인수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투자액 15억5천770만 달러 중 2천430만 달러만 회수했다.

2012년 생산 개시 후 생산량을 늘려왔지만 니켈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은 2008년 계약을 체결하고 작년까지 총 13억8천55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1억6천830만 달러만 회수한 상태다.

이밖에 한국전력과 자회사들이 6개국에서 15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까지 총 17억3천만 달러를 투자해 9천500만 달러를 회수했다.

산업부는 2015년 8월 개정된 '해외자원개발 사업법'에 따라 전년도 해외자원개발에 관한 보고서를 매년 정기국회 전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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