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내일 공식 출범…신동빈·황각규 공동대표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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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내일 공식 출범…신동빈·황각규 공동대표 체제
  • 유승민 기자
  • 승인 2017.09.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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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유승민 기자] 국내 5위 재벌그룹인 롯데가 10월 1일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롯데는 이를 위해 지난달 29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유통·식품 부문 4개 계열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롯데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형제간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불거진 '일본 기업' 논란을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롯데지주 어떻게 구성되나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0월 1일 공식 출범하는 롯데지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경영혁신실장의 공동대표 체제가 될 전망이다. 이봉철 롯데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도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내정됐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한국법학원장, 곽수근 서울대 교수, 김병도 서울대 교수 등 4명이 내정됐다.

롯데지주 사내·외 이사진은 추석 연휴 직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첫 이사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전체 임직원 수는 20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 경영혁신실 조직 대부분이 롯데지주로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경영혁신실 외곽 조직인 사회공헌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도 롯데지주 기능 부서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혁신실 소속이던 미래전략연구소는 본연의 연구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독립 조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순환출자고리 67개서 13개로 대폭 축소

새로 출범하는 롯데지주는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와 경영 자문 및 브랜드 로열티 계약을 맺게 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가 상호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돼 순환출자고리가 대부분 해소되고 경영 투명성이 강화된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9월 말 현재 67개까지 줄였다.

애초 롯데는 지주사 출범 계획 발표 시점인 지난 4월까지만 해도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고리가 18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롯데건설이 보유 중이던 롯데쇼핑 주식 30만19주(지분율 0.95%)를 전량 매각하면서 지주사 출범 후 순환출자고리는 13개로 더 줄어들게 된다.

주주중심의 경영문화 강화도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 중 하나다.

그동안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며, 이로 인해 주가상승이 있을 것으로 롯데는 기대하고 있다.

최근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임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롯데지주를 비롯한 관련 4개사 모두 더 좋은 실적을 올려 주가상승과 배당증대 등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 사진=롯데 지주사 출범 관련 지분구조.(연합뉴스 제공)

◇ 신동빈 지배체제 강화…'일본 기업' 논란 불식 기대

지주사 출범으로 신동빈 회장의 '원 톱' 체제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롯데가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확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린 막강한 지주회사가 되며 이 지주사를 신 회장이 장악하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9.07%, 롯데쇼핑 13.46%, 롯데칠성 5.71%, 롯데푸드 2.0% 등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3.96%, 롯데쇼핑 7.95%, 롯데칠성 2.83%, 롯데푸드 2.0% 등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이들 4개 회사를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해 지금은 롯데쇼핑 주식 15만주(0.47%)만 갖고 있다.

애초 분할·합병을 통해 설립되는 지주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 지분은 10.56%, 신동주 전 부회장 지분은 5.73%로 알려졌지만 신 전 부회장이 거의 모든 지분을 매각하면서 그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 외 호텔롯데(6.56%), 롯데알미늄(6.32%) 등이 지주사의 주요 주주이며,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은 2.92% 규모다.

이는 현재 시점 지분율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이며 향후 재합병, 주식 맞교환, 상장 등을 통해 신 회장의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지주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20%에 달하고, 우호 지분을 포함하면 신 회장 측 지분율이 5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복잡한 지배구조가 간단해지고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 일가의 직접 지분이 생성돼 그룹 지배력 강화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졌던 '일본 기업' 논란 불식도 롯데가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다.

그동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은 호텔롯데가 해왔지만 호텔롯데의 지분 98% 이상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어 '일본기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차질을 빚고 있지만, 지주사 출범만으로도 '국적 시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지주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보다 많아져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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