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6월 맥주 가격 인상 이후 가정·업소 소비 동반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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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6월 맥주 가격 인상 이후 가정·업소 소비 동반추락
  • 이정호 기자
  • 승인 2017.10.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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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가판매금지 뒤 소비 분위기 확 바뀌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정호 기자] "지난 6월 상시 할인판매 금지로 맥주 가격이 인상된 영향이 맥주소비의 분위기를 놀랍게 바꿔버렸다."

일본 산토리맥주 야마다 겐지(56)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 9일자 인터뷰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일하는 사람의 활력, 응원가라고도 불리는 맥주의 소비자는 가격 움직임에 민감하다"며 "약 30년간 맥주영업에 종사해 왔지만 이렇게 소비 분위기가 바뀐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맥주 상시할인판매 규제를 담은 개정 주세법이 6월 시행된 이후 시장 침체가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매장가격을 10% 인상한 뒤 가정용 매출은 전년 대비 5%, 술집 등 업소용 매출은 약 3% 각각 추락했다. 9월에도 업소용은 좋지 않았는데, 명확한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에서 맥주계 음료는 최근까지 고급 맥주와 저가인 제3의 맥주가 시장을 양분하며 견인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쪽 모두 좋지 않은데 과거와는 양상이 다른 것이 문제다.

2014년 소비세율 인상 등에 의한 가격 인상은 있었지만 3개월 정도면 영향은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번에는 4개월째임에도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야마다 사장은 일본 소비자가 맥주 가격 흐름에 한층 민감해졌다고 진단했다. 드러그스토어나 할인매장 등에서 슈퍼마켓보다 가격인상 폭을 억제한 맥주의 취급이 늘어난 것은 이런 이유다.

산토리맥주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격 인상의 영향이 크자 7월부터 주력상품인 더 프리미엄 몰츠를 슈퍼에서 3캔 팩으로 포장해 판매하기 시작하며 평판이 좋은 편이다.

슈퍼의 히트상품은 1천300엔(약 1만3천140원) 6캔들이 팩이지만 650엔인 3캔 팩을 내놓자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TV광고를 작년보다 40% 늘려 사상 최고로 한 것도 효과를 본다는 자체 진단이다.

같은 시기 알코올 도수가 5% 안팎인 기존제품과 달리 7%로 높은 신제품 이타다키(頂·정)를 출시하자 제품 출시 전 비교할 기존제품이 없는 영향 등으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한다.

일본 맥주 업계에서는 내년 봄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도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야마다 사장은 내년 봄 주세법 개정에 따른 제도 변화가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맥주의 정의가 개정돼 맥아 비율의 하한선을 50%까지 내릴 수 있게 되는 제도 변화를 그는 "기회"라고 표현했다. 사용할 수 있는 원재료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상품개발의 자유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가지 도전을 해볼 수 있다. 맥주 외면 현상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지 않고 아무도 한 적이 없는 것을 역동적으로 한다는 기업풍토로 시장을 활성화해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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