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트럼프 美 대통령 첫 방일, 미일 정상회담 그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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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트럼프 美 대통령 첫 방일, 미일 정상회담 그 성과는?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7.11.10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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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2017년 11월 6일, 도쿄 아카사카의 영빈관에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가졌다.

코트라 배성현 일본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로 이뤄진 회담으로, 1시간 10분간의 워킹런치와 35분간의 회담이 이루어졌으며 밤에는 영빈관에서 만찬을 가졌다고 전했다.

아시아 순방에서 첫 방문지로 일본을 선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은 보물과 같은 동맹국'이라고까지 언급하며 미일 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서두부터 '무역 불균형 상태의 시정이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해 가며, 아베 총리에게 대일 무역적자의 삭감을 요구했다.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FTA를 포함한 통상규칙 제정의 뜻을 시사했다.

2016년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688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2위다. 적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인데, 일본 자동차 수출의 30%가 대미 수출로 자동차 문제는 미국 정부의 큰 스트레스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혜적인 무역 관계'라고 표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호혜'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 사진=도쿄 아카사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일본 도쿄무역관 제공)

미국 측의 설명에 의하면 '호혜(reciprocal)'는 단순한 상호 이익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은 거액의 적자 금액만큼 국내 고용을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해 상대국에 적자 해소를 요구하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일본과의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 "높은 관세를 유지한다면 미국도 마찬가지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며 전투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과거 일본이 미국 무역적자의 40% 이상 차지했으나 9.3%까지 감소했다고 주장하며, 무역불균형 시정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아소 부총리와 펜스 부통령의 미일경제대화에서 논하고자 한다고 응대했다.

또한 10월 일본 자동차부품 관련 기업 '덴소'가 미국 테네시 주에 10억 달러(약 1140억 엔)를 투자하겠다고 표명한 것을 예로 들며,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로 미국 내 85만 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어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미국 측이 무역 적자 감소로 대일 압력을 여전히 주고 있는 상황으로, 일본 측은 정상 간의 회담에서는 최대한 무역 문제를 분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에 따르면, 과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일본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가 4000억 달러 이상으로, 85만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으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다시금 태도를 바꾸어 무역 불균형 시정을 제기했다.

한편, 대일 무역적자를 서두부터 들고 나온 미국의 불만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해 자동차 분야의 규제 완화에는 합의했다.

연비가 좋은 차의 자동차 취득세 등을 저렴하게 하는 '에코카 감세'를 미국 자동차에도 적용하기로 결정, 미국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EV)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돌실험이나 내부설비 등 미일의 안전 기준이 다른 점에 대해서도 미국 기준을 받아들이기로 한 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의 심사를 통과하면 그대로 일본으로 수출이 가능하게 된 형국이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최근 정세를 분석하고 향후 취해야 할 방안에 대해 완전히 견해가 일치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일본과 미국 양국은 북한의 도발적인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사진=미국의 무역적자 주요 상대국.(일본 도쿄무역관 제공)

두 정상은 중국이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와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는 것의 중요함을 확인하는 데서 의견이 일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미국제 무기 조달을 늘릴 것을 요청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방위력을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확충해야 한다"고 언급, 무역 적자 감축 방안이 될 수도 있기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미국 방위 장비의 수입을 늘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앞으로 F35 전투기와 탄도 미사일 등의 다양한 방어 장비를 미국에서 구입하게 될 것이며 일본은 안전해질 것"이라고 표명했다.

미국 정부가 대일 무역 적자 감축을 양국 간 통상 카드로 들고 나선 상황에서, 미국 축산업계를 중심으로 '관세 면에서 불리하게 됐다'며 미일 FTA 요구도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미일 간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접근이 주목된다.

미국이 이탈한 TPP 협상이 막바지인 가운데, 라이트 무역대표가 11월 5일 고노 타로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미일 FTA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으며, 10월 중순의 미일 경제대화에서도 미국 측은 대일 FTA 협상 추진에 의욕을 보였다.

단, 미국에는 NAFTA 및 한미 FTA 문제도 남아있는 상황이기에, 미일 간의 통상협의는 2018년 가을 미국 중간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서와 같이, 8일 한국에서도 대북 압력 강화에 협력을 호소했다. 9일 중국에서도 북한 문제를 다룰 전망으로, 북한을 두고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트라 배성현 일본 도쿄무역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방위 장비의 구매 확대를 요구한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일자리 창출 전략의 실현을 꼽을 수 있는 바, 2018년 미국 중간 선거결과에 이 요구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군수산업이 활기를 띠면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미국 측은 한국에서도 미국산 방위 장비 구매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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