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내수기업 실적 명암…테마파크·영화↑ vs 슈퍼·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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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내수기업 실적 명암…테마파크·영화↑ vs 슈퍼·물류↓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7.11.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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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경열 기자] 일본기업의 2017회계연도 상반기(4~9월)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가운데 내수산업에서는 명암이 갈리고 있다. 체험형 소비는 좋고, 슈퍼마켓과 물류업 등은 나쁘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테마파크나 영화 등 체험형 소비는 기세 좋게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일손부족에 더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소매나 택배업은 실적이 좋지 않다.

도쿄디즈니리조트(TDR)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는 상반기에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424억엔의 순이익을 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맛볼 수 있는 쇼 등 이벤트가 인기를 끈 결과다.

영화·연극 제작배급회사 쇼치쿠(松竹)는 자사 제작과 타사 배급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자회사가 운영하는 영화관 이용이 늘어났다.

돌튼캐피털재팬 마쓰모토 후미오 수석펀드매니저는 "고용사정이 나쁘지 않아 시간급이 개선되고 있다. 개인의 소비 의욕은 왕성해서 '좋아하는 것'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동 수요도 왕성하다. ANA홀딩스와 일본항공은 실적 예상을 상향수정했다. 철도회사 JR동일본이나 JR서일본은 재래선 이용자가 늘었다. 도부철도는 상반기 사상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

외국인관광객 소비도 회복 중이다. 간사이국제공항에 취항한 저가항공이 늘어난 영향도 받아 오사카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는 H2O리테이링은 실적이 좋다. 다카시마야는 상반기 면세점 매출이 50% 늘었다.

상장기업 전체로 보면 2017회계연도 순이익은 2년 연속 사상 최고를 갱신할 전망이다. 견인역은 제조업 가운데 전기전자나 기계 등 해외에서 돈을 버는 기업들이다. 엔저로 실적을 늘리고 있다.

그런데 내수시장에서 슈퍼 등 소매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다. 대형 슈퍼체인 라이프코퍼레이션 이와사키 다카하루 사장은 "경비의 증가가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파트타임과 아르바이트의 시간급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고 물류비용도 상승해서다. 소매업은 2월말 결산이 많다. 2017년 상반기(3∼8월) 주요 소매업체의 순이익 합계는 49% 늘기는 했다.

그런데 백화점이 외국인관광객이나 부유층 소비가 늘면서 실적이 순조로운 반면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이 이용하는 슈퍼마켓은 계속해서 고전해 많은 상품의 할인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최대 택배업체 야마토운수의 지주회사 야마토홀딩스는 인건비 증가로 상반기 최종적자를 기록했다. 배달인원을 늘리고 있지만 연수시키는데 시간이 걸려 1인당 배달 화물이 줄어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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