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금리에 원화까지 '3高'…경기회복 찬물 끼얹나
상태바
유가·금리에 원화까지 '3高'…경기회복 찬물 끼얹나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7.11.17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기자] 유가, 금리, 원화가치가 오르는 '3고(高) 현상'이 경기 회복세의 변수로 떠올랐다.

유가, 금리, 환율은 내수와 수출에 모두 전방위적 영향을 미치는 가격 변수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9월보다 3.5% 상승했다. 9월에는 8월보다 6.8% 올랐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유가는 꾸준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금리도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곧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시장금리가 이를 미리 반영해 뛰는 것이다. 지난해 7월 1.128%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026%로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여기에 환율 하락, 즉 원화가치 상승이 겹쳤다. 지난달 28일 달러당 1,149.1원(종가 기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1,101.4원으로 하락했다. 전날 장중 1,100원이 무너졌으며, 이날도 1,100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3주일 만에 달러당 50원이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단기 쏠림현상이 있는 것 같다. 시장이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실상 환율 급락을 우려한 '구두개입'이다. 급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당국이 시장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실제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 사진=유가, 금리, 원화가치가 오르는 '3고(高) 현상'이 경기 회복세의 변수로 떠올랐다.(연합뉴스 제공)

당국이 이처럼 환율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환율 급락이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환율이 하락하면 국제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기업의 채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3분기 전분기 대비 1.4%의 '깜짝 성장'이나 코스피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수출이 견인한 측면이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해 수출에 타격을 줄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경로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가 상승은 국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내수 위축뿐 아니라 석유화학 등 수출 제품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금리 상승은 1천400조 원을 넘은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키우고, 기업의 자금 조달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역시 경기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당국이 환율의 방향성보다는 급변동을 우려하는 스탠스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최근의 가파른 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유가와 금리 등 다른 가격 변수까지 염두에 둔 구두개입으로 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