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문학 심포지엄 개최…문학 상호이해의 첫 장 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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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 문학 심포지엄 개최…문학 상호이해의 첫 장 넘기다
  • 원휘기자
  • 승인 2017.11.24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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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석, 이순원, 뚜언, 티에우 등 한국-베트남 대표 문학인 참여

[코리아포스트 원 휘 기자]한국과 베트남 양 국의 찬란하고 유구한 역사를 토대로 양 국 문학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문학 심포지엄이 처음 열렸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중 하나로 열린 2017 한-베 문학 심포지엄은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호찌민시 비싸이 사이공 호텔 심포지엄룸에서 열렸다.

▲ 한-베 문학 심포지엄 - 정민호 동리목월문학관장 인사말씀

‘한-베 문학 교류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이두환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처장, 주한태 동리목월기념사업회 회장, 정민호 동리목월문학관장, 방현석 소설가(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구모룡 평론가(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 백시종 소설가, 이순원 소설가, 정영욱 희곡작가 등 한국측 대표와 쩐 반 뚜언 호찌민 작가협회 회장, 판 호앙 호찌민 작가협회 부회장, 응웬 꾸앙 티에우 베트남 작가협회 부회장, 응웬 티 탄 쑤언(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 베트남 어문학과 교수), 쩐 쑤언 띠엔(문헌대학교 인문사회과학과 강사)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 한-베 문학 심포지엄 - 정민호 동리목월문학관장 인사말씀

쩐 반 뚜언 호찌민 작가협회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 뿐 아니라 문학을 포함한 한국의 문화예술작품들은 베트남과 세계시장에 강력하게 유입되고 있다”며 “이는 베트남 작가들에게 더 깊은 생각과 고민, 새로운 글을 쓰게 하는 자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경주와 호찌민시가 이 심포지엄을 통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베문학심포지엄 - 이두환 경주엑스포 사무처장 인사말씀

이어진 발표에서는 자국 문학의 성과와 한계를 보고하고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서로에 대한 견해를 진지하게 나누었다.

먼저 판 호앙 호찌민 작가협회 부회장은 ‘공감의 소리와 호찌민시 문학그림’이라는 발표에서 “역사는 결코 멈추는 법이 없이 항상 흐르고 비록 아픈 과거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화해의 시간을 갖는다”며 “이 심포지엄을 통해 한 사람 한사람이 하나의 시가 되고 하나의 공감소리가 되어 앞으로 베트남과 한국의 문학이 더욱 밝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대 호찌민 문학의 시대별 특징과 발전상, 작가들의 모습에 대한 설명을 통해 호찌민시 문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 한-베문학심포지엄 - 주한태 동리목월기념사업회 회장

희곡작가 정영욱은 ‘한국 현대 희곡과 연극의 현실’이라는 발표에서 “희곡은 말이 아닌, 말과 말 사이, 침묵, 침묵 속에서 혹은 말과 함께 구성되는 몸의 언어를 통해 발화되는 예술장르”라며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희곡의 지형도를 소개했다.

특히 “비정상적 사회적 불평등, 상대적 박탈감, 인간소외, 폭력 방관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작가들이 무대를 우리사회의 인간성이 재생되는 원초적인 장소로 되돌리기 위해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불안, 인간의 본질을 무대 위에서 표명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베문학심포지엄- 방현석 소설가

응웬 티 탄 쑤언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 베트남 어문학과 교수는 ‘베트남에 관한 한국 소설 두 편 속의 참회와 화해’라는 발표에서 황석영의 소설 ‘무기의 그늘’과 방현석의 ‘랍스터를 먹는 시간’ 속에 나타난 베트남에 대해 평했다.

그녀는 “위대한 두 작가, 황석영과 방현석의 두 눈은 자신의 고향에서 민주자유사상에 자신의 온 몸을 바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제 전쟁의 뿌리와 오늘 당면한 한국과 베트남 민족의 문제를 인식하고자 시대의 혼란하고 번잡한 것들을 꿰뚫어본다”고 밝혔다. 또한 “이 두 소설은 대결이 아닌 교류를 통해서만 화해와 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한베문학심포지엄공동진행 - 이순원 소설가, 판 호앙 호찌민 작가협회 부회장

응웬 꾸앙 티에우 베트남 작가협회 부주석은 ‘세계문학지도 속 베트남 문학의 윤곽’이라는 발표에서 세계에 소개된 베트남 문학작품에 대한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았다. 특히 그는 문학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한국은 세계의 문학지도 안에서 자신의 문학을 짙게 그려간 나라”라고 밝혔다.

구모룡 평론가(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근대문학 이후의 한국문학, 문학주의가 가져온 탈정치화 이데올로기가 가져온 손실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이어 차별없는 세상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자, 혼혈인, 장애인 등을 두루 포함하는 소수자 문학의 필요성과 역할을 역설했다.

▲ 중국 상하이 뮤직홀 국제부분 및 2010 상하이세계박람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사랑스러운 중년 댄스팀인 ‘우씽예술단’이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무대에 올라 신나는 전통민속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우씽예술단의 공연은 25일까지 9.23공원에서 계속된다.

방현석 소설가(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한국인이 읽은 베트남, 한국문학이 쓴 베트남’이라는 발표에서 근대 한국인이 만난 베트남으로 판 보이 쩌우의 ‘월남망국사’, 현대 한국인이 만난 베트남으로 응웬 반 봉의 ‘사이공의 흰 옷’ 등을 소개했으며, 작가가 만난 베트남으로 찜 짱의 시 ‘수련꽃 오늘 더 붉네’, 휴틴의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 반 레의 ‘삶이 시가 된 인간’ 등을 소개했다.

또한 하늘을 찌르는 욕망과 끝없이 추락하는 윤리를 다룬 방현석 소설가의 작품 ‘세월’을 소개하고, 베트남은 “부자는 아니지만 자부심이 있는 나라”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 중국 우씽예술단 공연

이두환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처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과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내용 중에서도 특히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를 다룬 문학 작품들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교환함으로써 양 국 문학이 앞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참석해 주신 양국의 문학인들게 큰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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