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뉴스] 몽골 北노동자 1천200명 연말까지 귀국길에 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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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뉴스] 몽골 北노동자 1천200명 연말까지 귀국길에 올라야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7.12.0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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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이행…한의사·노동자들 평판은 좋아
▲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곳으로 추정되는 울란바토르 건설현장.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경열 기자] 몽골 건설현장과 섬유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1천200여명이 올 연말까지 귀국길에 올라야 한다.

몽골 노동부는 3일 AFP 통신에 북한과의 교역을 억제하는 유엔 대북제재안에 따라 1년짜리 노동 비자를 갱신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은 지난 9월 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10만여명에 달하며 매년 5억달러(5천435억원)를 북한 당국에 상납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입국 허용을 중단할 것을 결의했다.

몽골 외무부의 시지쿠진 오돈바타르는 "민영기업들은 유엔 결의안 때문에 계약 갱신을 할 수 없다"면서 "몽골은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몽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지난 2013년 2천123명으로 최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여 11월 말 현재 1천190명 규모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한 달에 하루나 이틀만 쉬는 북한 노동자들은 300달러(33만원)에서 많게는 1천달러(108만원)까지 받는 월급의 70~90%를 정부에 바친다.

몽골 건설업체들은 북한 노동자들이 악조건하에서도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장시간 묵묵하게 일만 하는 점을 높이 평가해 이들을 대거 고용해왔다.

북한 노동자들은 건설현장의 장비 창고나 아파트 건설현장의 지하실에 거주하며 휴가를 내지도 않고 허가 없이 공사현장을 떠나 시내를 돌아다닐 자유도 없다.

지난 9월에는 27살의 북한 노동자가 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떨어져 사망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자들을 돕는 한국 선교사는 익명을 전제로 "겨울철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공사현장의 건물 지하에서 살지만 난방시설은 없다"고 전했다.

몽골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작업 조건도 좋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8월 몽골 최대 캐시미어 생산 공장인 고비 캐시미어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100여 명은 계약 기간이 끝나 공장을 떠나야만 했다.

고비 캐시미어의 자문 변호사인 초트바야르 차시커는 "의류 기계를 작동할 수 있는 몽골인들이 없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현찰이 아닌 셔츠로 월급을 준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는 거짓말"이라며 "우리는 몽골 노동자들과 똑같은 월급을 그들에게 줬다"고 강조했다.

북한 사람들은 침술과 지압치료 등 전통 한의학 분야에서도 재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침술이나 지압치료를 하는 몽골 진료소들은 북한 한의사들의 월급을 몽골 주재 북한 대사관에 지급하며 북한 대사관이 북한 한의사들에게 월급을 나눠준다.

몽골 진료소들은 북한 한의사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침술사나 지압 치료사들은 삶의 수준이 건설 노동자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몽골의 개인 한방병원인 스카이의 의사 순지드마 미티야는 "북한 한의사들의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미티야는 "그들은 정말 성심을 다해 일하고 있으며 몽골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매우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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