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성능 고의저하 논란…삼성·LG "우리 제품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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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성능 고의저하 논란…삼성·LG "우리 제품 무관"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12.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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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수진 기자] 애플이 최근 iOS 업데이트에서 아이폰의 배터리 열화(劣化)가 심해지면 동작 성능을 낮추도록 해 빚어진 논란을 계기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이런 일이 없는지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삼성·LG 등 안드로이드 제품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자체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든 안드로이드에 포함된 관리 도구든 이런 기능을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애플 아이폰에서 문제가 되는 성능 고의 저하 문제는 우리 제품과는 무관하며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수백 번 반복하면 열화돼 용량(최대로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들고 피크 전력(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한꺼번에 쓰는 것)도 새 배터리에 비해 딸리게 된다.

이 때문에 기기 내 배터리가 열화됐을 경우 이를 감지하고 기기의 최고 연산 성능을 낮추도록 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배터리가 피크 전력을 기기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기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애플은 작년에 아이폰6·6s·SE에 이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했으며, 이달 2일 나온 iOS 11.2에서는 아이폰7에도 이런 기능을 적용했다.

▲ 사진=애플.(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애플은 이런 기능을 추가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이달 18일 미국의 테크 전문매체 긱벤치(GeekBench)가 연산 성능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발견해 알린 후에야 뒤늦게 설명을 내놓았다.

아이폰이 아닌 안드로이드폰에도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을 경우나 배터리에 남은 에너지가 얼마 없을 경우에 전원을 차단하거나 성능을 제한하는 기능은 있다. 그러나 배터리 자체의 열화 여부를 체크해서 성능을 달리하지는 않는다.

한편 국내 규제당국은 이번 사태에 조사착수 등 개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맡는 전파·통신·안전 규제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고, 기기 동작을 전반적으로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이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될 소지는 있으나, 이것이 소비자 기만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한국소비자원 등도 아직까지 개입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다만 애플의 조치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추진키로 하고 로스앤젤레스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내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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