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 금융권은 CEO 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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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 금융권은 CEO 교체 바람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7.12.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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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상진 기자] 새 정부 들어 시작된 금융권의 인사 태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3월과 4월 최고경영자의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회사가 줄을 잇는 데다가 일부 금융협회와 금융 공기업도 CEO 교체 수요가 있다.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3연임 나서나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이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김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30년 이상 은행에서만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08년 하나은행장에 선임된 데 이어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을 맡았다. 2015년 연임에 성공했고 재차 연임을 노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3연임으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대상이 김 회장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하나금융 이사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 회장을 배제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것도 당국의 비판을 의식한 조처라는 시각이 많다.

노동조합과의 불편한 관계도 걸림돌이다. 노조는 김 회장이 박근혜 정권 당시 정유라에 대한 특혜 대출과 인사청탁,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등에 관여했다며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도 내년 4월로 임기가 끝난다.

김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5년부터 농협금융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조선·해운 부실 여신을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를 과감히 단행하며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 덕분에 올해 4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하는 산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금감원 채용비리 청탁 관련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또 농협금융은 2012년 3월 출범 후 김 회장까지 총 4명의 회장 중 3명이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었다.

▲ 사진=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연합뉴스 제공)

◇ 금융공기업, 저축은행중앙회도 새 수장 찾기 나서

한국의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도 내년에는 공석인 사장 자리가 채워질 전망이다.

지난 9월 은성수 전 KIC사장이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된 이후 넉 달 가까이 수장 공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사장추천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아 새해 들어서도 당분간은 공백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내년 5월까지가 임기다.

곽 사장은 기재부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이던 2014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2015년부터 예보를 이끌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인 만큼 새 인물이 예보 사장으로 올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금융협회 가운데 저축은행중앙회가 내년 12월에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현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2011년 우리은행장, 2013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거물급 인사다. 2015년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 처음으로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취임했다.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후임자 하마평은 아직 없다.

문철상 신용협동조합(신협) 중앙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만료된다.

문 회장은 군산대건신용협동조합 전무와 이사장을 지내고 30여년 동안 신협 현장에서 일해온 인물로, 신협 최초로 단위조합 출신 회장이다.

이번이 첫 임기로 내년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내년 3월까지만 자리를 지킨다.

춘천시 시의원 출신인 신 회장은 2010년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2014년 연임에 성공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칙상 회장직은 단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어 신 회장이 재도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내년 1월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한다.

▲ 사진=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저축은행중앙회 제공)

◇ 보험업계는 CEO 교체 바람

CEO 교체 바람은 보험업계도 적지 않게 불 전망이다.

내년 1월 말이면 오익환 DGB생명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오 사장은 옛 우리아비바생명이 DGB금융에 인수돼 DGB생명으로 재출범한 2015년부터 DGB생명을 이끌어왔다.

내년 3월에는 임기가 끝나는 CEO가 여럿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이, 손해보험업계에서는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이 해당한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은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과 함께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각각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과 안양수 KDB생명 사장은 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 사장이 임기 만료로 자연스럽게 물러나고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그룹 측 인사인 뤄젠룽 사장이 '대권'을 단독으로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뤄젠룽 사장은 올 9월 부사장에서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안 사장은 그동안 누적된 적자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이달 20일 KB금융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이미 연임이 확정됐다.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났지만 연임 임기는 내년 1월부터 1년간으로 결정됐다.

김정남 DB손보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등 다른 손보사 CEO들도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업계 실적이 워낙 좋았던 것이 배경이다.

특히 김용범 부회장은 재임 기간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내면서 최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내년 9월에는 이학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 사장은 국내 최초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사인 라이프플래닛의 설립 추진단장과 초대 사장을 맡았고 지난해 9월 연임에 성공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 사장과 안 사장은 내년 초께 삼성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단행되면 자리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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