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부산항만공사, 수산자원 풍부한 극동 러시아에 수산물류 복합단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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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부산항만공사, 수산자원 풍부한 극동 러시아에 수산물류 복합단지 조성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8.02.02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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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및 러시아 기업들과 협력...2021년 가동 목표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천연자원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흡한 러시아 극동지역. 수산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북태평양과 접해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연간 250만 톤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지만 하역, 보관, 가공 시설 등은 부족한 실정이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러시아와 협력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항만공사(BPA)가 한국 기업들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대규모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수산업계 활성화와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은 물론 한-러 경제협력을 통해 동북아의 긴장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 강부원 부산항만공사 부사장

부산항만공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대규모 수산물류단지 조성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과 수산물류 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대규모 수산물류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내년에 착공해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PA는 한국과 러시아의 4개 기업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에 어선부두, 저온물류센터, 보세창고, 연어 가공 공장 등을 갖춘 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BPA는 이미 2016년 하반기부터 부지 물색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해 러시아수산청이 제안한 블라디보스토크항 입구 나지모바 지역을 투자 대상지로 선정한 상태다. 

이 사업은 부산항을 거점으로 한 러시아 전문 수산 및 물류기업 컨소시엄이 주체가 되어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한국 측에서는 BPA를 비롯해 한국통산(KTI)과 유니코로지스틱스가 참여하고 러시아 측에서는 러시아 조업선사인 Mag-Sea가 참여한다. 

7만㎡ 규모의 블라디보스토크 나지모바곶 사업부지는 수산물 조달이 용이하고 컨테이너 정기선 등 물류가 발달한 블라보스토크에서 부두시설 및 교통 여건이 잘 갖춰진 지역이다. 

1 단계 사업은 한-러 양측 합쳐 약 70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한국 측 3개사는 러시아 측 Mag-Sea와 함께 저온물류센터, 다목적부두 및 보세창고를 건설한다. 

BPA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지 확보와 사업계획 수립을 마친 뒤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1년 하반기에는 본격 운영을 시작하는 추진 일정을 세웠다.

이 사업은 러시아 수산청이 사업 진행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러시아의 기대가 큰 사업이다. 이에 BPA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BPA는 러시아의 수산물 수출 정책 변화와 극동 러시아 물류시장 확대에 미리 대비해 물류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부산항 환적 물동량을 확보하고자 블라디보스토크에 수산 물류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수산 및 물류 활성화, 부산항 허브기능 강화, 신성장동력 등 다목적 사업 

이 사업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첫째, 극동 러시아와 태평양을 연계하는 부산항 중심의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부산항은 극동러시아의 수산·물류 관문 역할을 해왔으나, 중국 직기항 증가 등으로 약화되고 있는 허브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정부의 극동개발 정책, 극동 수산콤플렉스 구축 및 연해주 농축산 수출입 허브 정책 등을 펼치면 극동러시아 지역 물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국 동북2성, 시베리아횡단철도 등 유라시아 연계 복합물류운송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 중국 길림성, 흑룡강성 수출화물이 극동항만을 통해 부산항으로 해상 환적되는 수요를 증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태지역 화물이 부산항에서 극동항만으로 해상 환적되어 TSR로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연결되는 복합운송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둘째, 이번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 조성사업은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우리 수산ㆍ물류기업의 극동러시아 시장 개척을 지원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연간 250만 톤에 이르지만 하역·보관시설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러시아 수역에서 잡은 수산물 대부분이 가공되지 않는 상태로 수출되고 있으나 2019년 1월부터는 반드시 러시아에 하역해 1차 가공한 후에야 수출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바뀐다. 

BPA는 러시아에서 1차 가공한 수산물이 부산항을 거쳐 중국과 동남아, 미주 등지로 수송되게 하면 연간 5만 TEU 가량의 환적화물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1차 가공된 원료를 부산에서 완제품으로 가공해 다른 나라에 수출함으로써 감천항의 수산물류 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부 역시 앞으로 한-러 양국 정부 간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러시아 극동지역 수산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 수산가공물류복합단지 조감도

세계 최대 명태 수출국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생산 

러시아는 세계 최대 명태 수출국이기도 하다. 또한 러시아 수역은 우리나라가 명태를 조업할 수 있는 유일한 어장이자 대구, 꽁치, 오징어 등 어종의 주요 공급지로, 우리 원양어선의 어획 할당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수산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BPA가 러시아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단순히 원료를 수출하는 데서 벗어나 가공국으로 전환하려는 계획과 맞물려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러시아 베링해에서만 연간 270만 톤의 명태가 생산되며 시장 규모는 냉동 원료를 기준으로 연간 3조 8천억 원에 이른다.

베링해에서 어획되는 명태를 모두 팰릿 형태로 가공하면 최대 6조 5천억 원 어치에 이른다. 현재 명태 팰릿은 대부분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해 가공한 뒤 유럽, 북미, 남미 등지로 수출한다.

러시아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명태를 자국에서 직접 가공, 수출해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로 하고 한국 등에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BPA는 극동지역에서 러시아와 협력사업을 통해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로 곧장 가는 수산물류를 부산항과 연계시켜 환적 물동량을 늘리고 감천항의 수산물류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가동...기대 효과 커

이 사업이 가동되면 극동러시아와 태평양을 연계하는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수산투자사업을 통해 부산항은 연간 약 5만 TEU 물량을 추가로 유치하고 유치 물량 5만 TEU 중 약 70%를 우리 선사가 운송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3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본격 가동되면 우리 기업의 러시아 진출 지원 및 현지 영업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수산 및 물류기업과 공동 진출을 통해 협상력, 언어, 재무적 지원 등 사업 성공을 위한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우리 수산물류기업의 신규 비즈니스 발굴 및 현지 영업기반 확대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 사업은 국가 대외협력 및 물류·수산 정책 과제의 성공적 수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구상,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실질적 물류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교차점에 있는 부산항의 해운항만 기능을 강화하고 부산-북한(나진)-블라디보스토크-동북2성-니가타를 연결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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