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국산 타이어…지난해 판매 8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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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는' 국산 타이어…지난해 판매 8년 만에 최저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8.02.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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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난해 국산 타이어 판매가 내수 정체에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타이어 수입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 국내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타이어의 내수와 수출을 합한 전체 판매량은 총 9천313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약 3.9% 감소한 수치로, 지난 2009년(8천897만개)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국산 타이어 판매는 2013년 한때 9천900만개까지 늘었으나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시장은 2010년부터 작년(2천490만개)까지 2천500만개 내외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타이어 업계는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좀처럼 기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산 타이어 수출량은 전년보다 3.4% 적은 6천823만개로, 2010년 이후 처음 7천만개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 역시 2012년 최대치(7천367만개)를 경신한 뒤로 계속 감소세다.

최근 수년간 국내 타이어 산업의 성장이 둔화한 것은 글로벌 시장이 공급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업체들이 약한 기술력 대신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는 국내 소비심리 둔화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수출 관련 악재로 전방산업인 완성차의 판매가 부진했던 영향도 더해졌다.

다만 같은 기간 수출액은 33억9천만달러에서 34억5천만달러로 소폭(1.8%) 늘었다. 우리 업계의 고성능 타이어 판매가 늘어난다는 뜻으로 그나마 고무적이다.

이처럼 국산 타이어가 주춤하는 가운데 타이어 수입은 꾸준히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사진=국내 타이어 3사.(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타이어 수입량은 1천175만개로, 처음으로 1천만개를 넘겼다. 수입액 역시 7억3천669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타이어 수입에는 국내 브랜드가 해외 공장에서 만든 뒤 재수입하는 물량도 일부 포함되지만 그 비중이 크지 않다. 결국 수입 브랜드의 국내 유입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데다 중국, 동남아 업체의 저가 제품이 들어오면서 수입 타이어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지금은 내수 점유율이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저가 물량 공세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국산 타이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이미 국내 타이어 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3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가 위축된 가운데 원재료인 고무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2017년 한국타이어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6조8천520억원, 영업이익 8천576억원이다.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3% 감소한 것이다.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매출액 2조9천287억원, 영업손실 1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2016년 대비 0.6%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것이다.

지난 19일 잠정실적을 공시한 넥센타이어의 작년 매출액은 1조9천646억원으로 전년보다 3.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천853억원으로 25.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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