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에 채솟값 고공행진…설 장바구니 물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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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에 채솟값 고공행진…설 장바구니 물가 '들썩'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8.02.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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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기자] 오랜만에 된장국을 끓여볼까 하는 생각에 지난 9일 마트에 들른 주부 박모(47)씨는 애호박을 들었다 놨다 하며 구매를 망설였다.

개당 가격이 한 달 전보다 1천원 넘게 뛴 2천600원이었다. 1주일 전보다도 400원 넘게 올랐다. 저녁 메뉴를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다른 채소 가격도 엇비슷해 결국 애호박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박씨는 엿새 앞으로 다가온 설을 생각하면 시름이 더 커진다.

지난달 하순부터 20일 가깝게 이어진 한파는 설 차례상을 준비해야 할 가정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매서운 추위 탓에 시설하우스 재배 작물의 수확량이 줄어든 데다가 난방용 연료 사용량이 늘면서 채소 가격이 급속히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한 달 전 10개에 9천800원 하던 오이는 1만5천500원으로 57.7% 올랐다. 애호박은 개당 1천600원에서 2천640원으로 64.7% 인상되는 등 채소류 중에서는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한파로 인한 냉해 탓에 생산량이 줄었고, 시설하우스 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 난방비를 많이 쓰다 보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한 달 새 시금치도 ㎏당 5천270원에서 6천140원으로 16.5% 올랐고 무도 개당 1천680원에서 2천510원으로 49.1% 껑충 뛰었다.

파는 ㎏당 3천원에서 4천20원으로, 미나리는 ㎏당 8천640원에서 9천240원으로 각각 34.3%, 7.1% 인상됐다.

▲ 사진=오랜만에 된장국을 끓여볼까 하는 생각에 지난 9일 마트에 들른 주부 박모(47)씨는 애호박을 들었다 놨다 하며 구매를 망설였다.(연합뉴스 제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번 냉해를 입은 작물은 일조량이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간다고 해서 생산량이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며 "당분간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축산물이나 과일 가격은 그나마 큰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우 불고기용은 한 달 전 100g당 4천900원에서 4천550원으로 7% 내렸고, 돼지 목살은 100g당 1천790원에서 1천770원으로 1.2% 하락했다.

닭값은 마리당 4천760원에서 4천590원으로 3.5% 떨어졌고, 30개들이 계란 1판 가격도 5천400원에서 5천300원으로 1.8% 내렸다.

사과값은 10개 기준 같은 기간 2만260원에서 2만1천130원으로 4.3% 소폭 올랐지만 배값은 10개 기준 2만8천400원에서 2만7천750원으로 2.4% 내렸다.

한파로 고객의 발길이 뜸해 울상을 짓던 전통시장 상인들은 설 대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부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청주 육거리시장의 한 상인은 "뼛속까지 스며들던 추위가 어제부터 좀 수그러들어 다행"이라며 "손님들이 북적거려 설 특수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 성수품 구매 비용은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보다 전통시장이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온누리 상품권 할인율을 확대하거나 전통시장 장보기·점심 먹기 행사를 여는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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