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외국인 1인당 구매액 89% 급증…'보따리상' 몰리는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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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외국인 1인당 구매액 89% 급증…'보따리상' 몰리는 면세점
  • 김인태 기자
  • 승인 2018.02.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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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면세점 매출 역대 최대…수익성은 떨어져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인태 기자] 국내 면세점의 지난달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면세점 업계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면세점 시장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급감한 가운데 '보따리상'에 의존해 매출이 늘어나는 기형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3억8천만 달러 규모로 전년 같은 기간 9억6천910만 달러보다 4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이다.

지난달 외국인 매출은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1월 외국인 매출은 10억6천934만 달러로 작년 1월보다 50.9% 급증했다.

반면에 외국인 이용객은 134만6천명으로 작년 1월보다 오히려 19.9% 줄었다.

지난달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794.3달러로, 1년 전 421.1달러보다 88.6% 급증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긴 대신 '보따리상'들의 대량 구매가 늘어 면세점 매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보따리상에 의존해 매출이 증가하는 지금의 시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매출이 늘었다고 해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정상적인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실제로 매출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주류·담배 매장을 제외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제2터미널 개장으로 인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인천공항공사와 다른 면세점 사업자들은 임대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는 각 면세점에 일괄적으로 29.7%를 감면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신라와 신세계 등 사업자들은 반발하며 롯데에 이은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아직 협상 여지가 남아있지만 최악의 경우 도미노 철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해제 기대가 나온 지 오래지만, 여전히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오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며 "보따리상 매출은 중국 측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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