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트럼프 관세 中 TV·반도체 정조준…가전 가격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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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트럼프 관세 中 TV·반도체 정조준…가전 가격인상 우려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8.04.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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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1천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하자 대상에서 빠진 의류업계는 안도하고 있지만 미국 가전제품 제조, 판매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USTR이 이날 발표한 목록에는 평면 TV와 자동차, 식기 세척기, 반도체, 리튬이온 배터리 등 최첨단 제품이 주로 포함됐다.

의류와 신발은 목록에서 빠졌다.

애플이 제조하는 휴대전화와 델이 생산하는 노트북도 제외됐다. 애플 아이폰은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소매업지도자협회(RILA)의 훈 쿼츠 국제무역 부대표는 "몸에 걸치는 물품은 제외되고, 집에 두는 물품은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장관 출신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공동 회장은 "전쟁은 전투로 시작되며, 전투가 시작됐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용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상에 포함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관세 부과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제조하는 점을 치하한 공장 소유자들도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기계류가 대상에 포함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의류와 신발이 제외됐지만 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섬유인쇄기와 신발 사출 성형기 등은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미소매연맹(NRF)은 신발과 의류 등 제품이 제외된 것이 기쁘다면서도 가전제품이 포함된 것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 사진=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1천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하자 대상에서 빠진 의류업계는 안도하고 있지만 미국 가전제품 제조, 판매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제공)

미 상공회의소 마이런 브릴리언트 국제문제 부문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관계에서 공평과 공정성을 복구하는데 잘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소비자와 일자리 창출자들이 매일 이용하는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마존과 인텔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대변하는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의 딘 가필드 회장은 "역사가 시사하는 점이 있다면 제안된 관세가 효과가 없고 완전히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관세가 IT 제품 가격을 인상해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중국의 행동은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미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대표는 "트럼프 정부의 제안이 중국과 균형을 일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에 뺏긴 수백만 개 일자리의 일부가 회복될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옹호했다.

다만 중국 장비를 어느 정도 이용하느냐에 따라 미국 업체들이 받는 영향도 달라진다.

과자류와 코코아, 초콜릿 제조 기계가 과세 대상에 포함됐지만 미국 대표 초콜릿 업체 허시는 중국산 기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미제조업협회(NAM)는 의견 수렴 기간 회원사들과 목록상 어떤 제품에 대해 반대하고 삭제를 시도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은 오는 5월 11일까지 서면 의견서를 접수하며 5월 15일 워싱턴에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미국 기업들은 5월 22일까지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한편 중국은 돼지고기와 견과류, 에탄올 등 27억5천만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6억1천150만 달러어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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