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WTO서 폐기물 수입금지 우려 표했지만 귀 닫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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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WTO서 폐기물 수입금지 우려 표했지만 귀 닫은 중국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8.04.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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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제임스김 기자] 정부가 '재활용 대란'을 초래한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에 대해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문제 제기에도 중국이 완강한 입장이라 정부는 앞으로 WTO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고심하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3일 제네바에서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입금지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앞으로 중국이 어떤 조치를 하는지 예의주시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3일 WTO 수입절차위원회에서도 다른 회원국들과 이 문제를 거론했다.

WTO가 공개한 회의록을 보면 당시 미국 대표는 중국 조치의 불확실성과 투명성 등에 대해 "중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호주와 캐나다 대표도 우려를 나타냈고 유럽연합(EU)도 관심을 보이며 더 많은 정보를 요청했다.

한국 대표는 다른 회원국들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후속 조치를 관심 있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대응이 우려를 표하는 데 그친 것에 반해 미국 등은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는 3월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중국이 자국 폐기물과 외국산 폐기물을 차별하고 무역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게 WTO 의무에 위배될 수 있다며 즉각적인 시행 중단을 요청했다.

EU 대표도 폐기물이 안전한 재활용 시설이 없는 제3국으로 향하거나 매립 또는 소각되면서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가득 쌓인 플라스틱 폐기물.(연합뉴스 제공)

미국, EU, 일본, 호주, 캐나다는 지난달 20~22일 열린 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를 특정무역현안(STC)으로 제기했다.

STC는 WTO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의 기술규제가 무역에 장애가 된다며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행위다. 우리나라는 STC를 제기하지 않았다. 회의 참석 전에 폐기물 처리업체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는데 문제를 제기해달라는 요청이 없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TBT를 담당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은 향후 TBT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환경부와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고민은 미국과 EU 등 여러 국가가 조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도 중국이 꿈쩍하지 않는 상황에서 압박 수위를 키운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치달으면서 이번 폐기물 수입금지마저 무기화하고 있어 양국과 교역량이 많은 우리나라가 섣불리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국과의 조용한 양자협의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STC를 제기할지, 한다면 어떤 강도로 할지 환경부와 논의 중인데 중국의 태도가 아주 완강해서 누가 뭐라고 해도 안 들어줄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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