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도이체방크 '빨간불'…美서 문제은행 지목·S&P 신용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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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도이체방크 '빨간불'…美서 문제은행 지목·S&P 신용등급 강등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8.06.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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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미국 금융당국이 평가하는 '문제성 은행' 리스트에 미국 자회사 이름을 올리고 주요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이 깎이는 등 잇따라 시스템 취약성 지적을 받았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최근 도이체방크의 자회사인 DBTCA를 재무적 생존능력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취약점을 가진 은행들의 리스트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1년 전부터 이 은행을 '문제가 있는 상태'(Troubled condition)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크리스티안 제빙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주력하고 있는 경영 정상화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경영진의 내분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에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했던 여파에다 금융위기 후 불거진 각종 금융 스캔들까지 가세했다.

도이체방크는 FDIC의 리스트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자 31일 주가가 9.16달러로 7.15% 급락했다. 이는 올해 들어 총 42%나 급락한 수준이다.

▲ 사진=도이체방크 본사 건물.(연합뉴스 제공)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금융감독청(BaFin)도 제빙 CEO가 취임하기 몇 개월 전부터 도이체방크의 미국 투자은행 사업이 지나치게 비대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미 FDIC가 작성하는 리스트는 미국 은행 시스템의 전반적인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간주되고 있다. 리스트에 등재된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던 2009년 한때 884개에 달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도이체방크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 'BBB+'는 투자등급 중에서 3번째로 낮은 등급이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S&P는 도이체방크 경영진이 수익성 회복을 위한 강력한 대응에 나섰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지속적인 실적 부진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도이체방크가 개편 전략을 이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도이체방크는 호주에서 담합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1일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 ANZ은행 관련자들이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015년 8월 25억호주달러(약 2조300억원) 규모의 ANZ 주식을 발행·매각하는 과정에서 담합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으며 조사를 거쳐 기소될 예정이라고 ACC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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