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은행들 대규모 인원감축 들어간다
상태바
내년초 은행들 대규모 인원감축 들어간다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4.11.19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스마트폰뱅킹 때문에 많은 점포가 적자를 내는 추세

[코리아포스트= 김정미 기자] 내년초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와 인력 고령화 탓에 대규모 인원감축에 들어간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1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희망퇴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직원은 지난 9월 말 현재 2만1천399명으로 우리은행(1만5천366명), 신한은행(1만4천570명) 등 규모가 비슷한 다른 은행에 견줘 압도적으로 많다.

KB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가 선결 조건"이라며 "'항아리 형태'의 인적 구조를 고려할 때 필요성이 있는 건 사실이나, 아직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 시절인 2005년 2천200명, 민병덕 행장 시절인 2010년 3천200명 등 신임 행장 취임에 맞춰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았다.

다른 관계자도 "장기간 승진 누락자 등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바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과거 국민카드 분사 때 과·오납 법인세 4천억원에 대한 환급 판결을 앞두고 있다. 승소 확률이 높아 희망퇴직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

통상 2년치 급여를 보전해주는 점으로 미뤄 희망퇴직이 성사될 경우 규모는 종전과 비슷하게 최소 2천명, 많게는 3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예년 수준인 400명가량을 희망퇴직·임금피크제 대상으로 분류, 내년 초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와 관련해 조직 슬림화 필요성도 있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여건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앞둔 외환은행은 이달 말 59명을 특별퇴직으로 내보낸다. 올해 상반기와 합치면 113명으로 2011년(80명), 2012년(97명)보다 많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강제 퇴출 대신 하나은행과 합쳐 매년 600명씩 자연 퇴직으로 내보내고 채용을 100~200명으로 축소해 유휴 인력을 줄여가겠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9년 157명을 명예퇴직으로 내보냈으며, 합병 후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하나은행과 함께 추가로 명예퇴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은행은 2011년 230명, 2012년 150명, 지난해 16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고 올해 말 노사 합의를 거쳐 추가로 희망퇴직을 받을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내년 초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나, 규모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와 인력 고령화 탓에 퇴출 프로그램 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SC·씨티 등 7개 시중은행은 올해 1~3분기 총 인건비로 4조5천774억원을 썼지만, 당기순이익은 3조7천730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직원 1인당 순익을 급여로 나눈 생산성은 2011년 1.7배에서 올해 1~3분기 0.8배로 반 토막이 났다. 

은행 가운데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높은 조직으로 꼽히는 외환은행의 근속연수는 2009년 16.5년에서 올해 9월 말 17.9년으로 올라갔다.

인터넷·스마트폰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은행 영업의 주력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수많은 점포가 적자를 내는 추세도 무관치 않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 말 은행 점포 7천704곳 중 10%가량(737곳)이 적자를 냈다"며 점포망 재정비와 비용 효율화를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