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호주 대형 유통시장, 치열한 가격 할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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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호주 대형 유통시장, 치열한 가격 할인 '전쟁'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8.10.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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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호주 대형 소매 유통업체(슈퍼마켓 체인)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업체는 울워스 그룹(Woolworths Group)으로 전체 시장의 3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웨스파머스 그룹(Wesfarmers Group)의 콜스(Coles)가 29.6%, 알디(ALDI) 9.9%, 멧캐쉬 그룹(Metcash Group)의 IGA가 7.3%를 차지한다.

코트라 진선영 호주 시드니무역관에 따르면 인구가 가장 많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 전체의 1/3 가량에 해당하는 32%의 슈퍼마켓이 위치하고 있으며, 빅토리아(VIC)주와 퀸즐랜드(QLD)주가 뒤를 따른다고 전했다.

호주 주요 언론사인 시드니 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의 식자재 가격은 지난 7년간 거의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물가동결의 원인으로는 대형 슈퍼마켓 간의 무차별적인 할인 경쟁이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수 매체 및 시장 전문가, 호주 대형 슈퍼마켓 가격 할인 전쟁은 알디의 저돌적인 성장세 때문으로 분석했다.

알디는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제품 위주의 판매와 미디어 마케팅의 최소화, 중간유통 마진을 줄이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높은 가격 경쟁력과 시즌별 할인행사를 통해 지속 고객을 늘려나가고 있다.

알디의 가파른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콜스 2011년 1월 26일 ‘호주의 날’을 기념하며 자체 브랜드 우유를 리터 당 1호주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TOP3(울워스, 콜스, 알디)의 본격적 가격전쟁이 시작됐다.

호주 소비자권익단체 초이스(CHOICE)의 톰 고프리(Tom Godfrey) 대표이사는 호주 연합통신 AAP와의 인터뷰에서 “알디 때문에 콜스와 울워스가 가격할인 행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라고 언급했다.

콜스는 ‘다운 다운(Down Down)’ 마케팅을 울워스는 ‘칩칩(Cheap Cheap)’ 전략을 통해 기존 상품 가격을 절반 또는 그 이하로 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3개 업체(콜스, 울워스, 알디)가 가격 할인 전쟁을 벌이자 멧캐쉬 사의 IGA와 같은 소규모 체인 역시 공격적인 할인 정책에 합류했다.

많은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과 할인행사 당시 매장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것이 가격 할인행사의 장점이지만, 이는 득만큼 실도 많은 정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인건비, 임대료, 시설유지비 등의 운영비가 동일한 상황에서 제품가격을 계속 내리다 보면 결국 영업이익을 잃게 되며, 실제로 동 산업은 최근 몇 년간 2% 미만의 성장률을 보였다.

▲ 사진=콜스 슈퍼마켓의 가격 할인 행사

또한 무별한 가격할인 정책으로 업계 다양성이 위협을 받고 있는데, 최근 많은 소규모 체인들이 ‘제살 깎아먹기’식 할인행사를 진행하다가 파산하거나 타 업체만큼 저렴한 가격을 보장할 수 없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사업을 접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업계 1, 2위 업체가 마케팅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알디효과’가 존재하고 있어 앞으로도 식자재 제품 가격이 크게 인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알디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는 대형 슈퍼마켓들은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앞으로도 가격할인 판촉행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경우,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은 일반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유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미 기존 슈퍼마켓 물건이 온라인 쇼핑몰만큼 저렴하고 배송이 다소 까다로운 호주 시장에서 이러한 전략은 큰 호응을 불러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마존 프레시는 기존 슈퍼마켓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이들과 차별화된 제품을 찾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 호주 제품과 비교하여 자사 제품이 가진 차별성을 강조하면서도 온라인 쇼핑몰 성격에 잘 맞는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여 아마존 프레시 입점에 도전해보는 것도 한국 기업의 호주 시장 진출을 돕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호주 식료품 시장의 최대 쟁점은 가격 경쟁력이 아닌  ‘맛과 품질’이다.

실질적 진입 위해서는 대형 유통망 진출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단계별 절차 및 라벨링, 통관 서류 등 정보 수집 선행이 필수이다.

한국 대형 유통 업계는 호주 진출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동반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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