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뉴스] 유엔서 영향력 키우는 중국…"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덕본다"
상태바
[외교뉴스] 유엔서 영향력 키우는 중국…"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덕본다"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9.02.02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 덕분에 중국이 유엔 무대에서 영향력 확대라는 반사이익으로 누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중국이 유엔에서 점점 커지는 근육을 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기구와 동맹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중국이 유엔에서 '중국판 세계화' 전략을 구사할 공간이 마련됐다는 게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유엔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엔 분담금도 유엔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증대시킨 중요한 요인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결정된 유엔 분담금 순위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유엔은 작년 12월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유엔 분담금위원회가 새롭게 정한 2019∼2021년 정규 예산의 국가별 분담률을 채택했다.

새로 정해진 국가별 분담 비율을 보면, 미국이 종전과 같은 22%를 부담하기로 하면서 1위를 지켰다.

중국은 2016∼2018년보다 4%포인트가량 상승한 12.01%를 부담하기로 하면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2016∼2018년 9.68%를 분담했던 일본은 8.56%를 분담하기로 하면서 분담률 3위 국가로 밀려났다.

분담률은 각국의 국민총소득(GNI) 등을 고려해 3년마다 개정된다.

▲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제공)

국제평화연구소의 제이크 셔먼 이사는 "중국은 권력 지위가 커짐에 따라 다자 시스템에 더 큰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유엔의 인권 관련 역할을 축소하려 하거나 유엔을 '중국식 국가주도 자본주의' 논리를 펼치는 장으로 활용하려 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작년 러시아와 손을 잡고 유엔 평화유지군이 운영하는 인권 프로그램 예산의 대폭 삭감과 관련 인력의 감축을 추진하다 서방 국가들의 반대로 뜻을 접기도 했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사무총장 산하의 인권 조정 관련 한 부서를 폐쇄하는 데 앞장섰다.

유엔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과거보다 거부권 행사에도 적극적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자리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시리아 인권 문제에 대해 보고하려는 것을 제지하기도 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유엔에서 점점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연설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의 대아프리카 투자를 '상생 협력'의 사례로 꼽기도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마카오의 주권이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될 당시 포르투갈 총리였다.

유엔의 인권 관련 역할을 축소하고 유엔을 일대일로 정책의 선전 무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은 유럽 국가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