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닛산, 브렉시트 악재 속 英 투자계획 취소…메이 총리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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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닛산, 브렉시트 악재 속 英 투자계획 취소…메이 총리에 타격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9.02.0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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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면의 불확실성 속에 일본 닛산자동차가 영국 내 추가 투자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닛산은 영국 내에서 SUV '엑스트레일'(X-trail)의 신모델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로 공식 철회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닛산은 대신 이 모델을 기존의 일본 규슈(九州)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닛산은 잉글랜드 동북부 선덜랜드에서 1986년부터 30년 이상 자동차 조립공장을 운영하며 약 7천명을 고용,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인 캐시카이(Qashqai) 모델을 생산해왔다.

닛산은 또 2016년 말 같은 지역에 엑스트레일 신모델 조립공장 투자계획을 밝히며 추가 투자로 수백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홍보했었다.

하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과 디젤 차량 판매 감소 등 악재 속에 닛산이 추가 투자계획을 접기로 하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결국 철회가 공식화됐다.

닛산 측은 성명에서 "사업상의 이유로 이번 결정을 내렸으며,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미래 관계를 둘러싼 계속되는 불확실성은 우리와 같은 회사들의 향후 계획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 사진=닛산 영국 선덜랜드 공장.(연합뉴스 제공)

이번 결정으로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경제는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발표에서 생산계획 변경에 따른 해고는 언급되지 않았다.

닛산의 철회 결정이 나오기 불과 며칠 전 영국 자동차산업협회(SMMT)는 지난해 영국 자동차 업계에 이뤄진 투자가 46% 감소했으며, 신규 자동차 생산도 9.1% 줄어든 152만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SMMT 회장인 마이크 하웨스는 지난해 투자 감소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의 서막에 불과하다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미 생산, 투자, 일자리 등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협상 시한인 오는 3월 29일까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기업들은 영국을 떠나는 등 비상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미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본사 일부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할 계획이며, 일본 전자기기 업체 소니도 유럽 본부를 런던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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