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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fact check’
김춘옥 논설위원  |  edt@korea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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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3  09: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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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춘옥 논설위원

일본인들은 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지?  그럼 우리는 왜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지?
실은 나도 잘 몰랐다.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니까 우리 땅이라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아주 어려서부터 우리 땅이라고 생각했던 독도를 일본인들은 왜 자기네 땅이라고 하지?

역시 일본인은 ‘야비’ 하고 ‘교활’ 하고 틈틈이 한국을 침략하려 하기 때문이겠지. 일본이 독도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우리 언론은  ‘증오‘ 만을 일깨워 줬지 않았나? 계속 증오심을 부채질했다.  ’우주계의 중심은 지구‘라는 천동설 주장자들처럼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 추려 보도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 사실 (fact) 이나 진실 (truth) 을 논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러니 신문을 열심히 읽고 자란 나 같은 보통 한국인도 독도나 일본에 대해 이성이긴 판단을 할 논리적 근거를 갖지 못한채 살았다.

   
▲ 사진=김춘옥 교수

답부터 말해야 할 것 같다. 1905년에 일본은 한국과 합병하기 전, 예행 연습이라도 하듯이 시마네현 고시 제 40호를 통해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미 독도는 512년 신라가 우산국(울릉과 독도)을 정복함으로써 우리 역사와 함께하기 시작했다. 해방 후  1946년 1월 29일  연합군 최고사령관 각서 제 677호 와 1033호는 일본의 통치범위에서 한반도 제주도 울릉도 리앙쿠르(독도)가 제외된다고 분명히 밝혔다(SCAPIN). 특히 1033호에는 일본의 국민이나 선박이 독도 주변 12해리 이내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그러니까 일본은 1905년의 그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독도가 자국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패전 후 승전국가와의 각서는 모두 무시한 채.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 작금의 한일 관계는 독도 문제가 아닌  과거사 문제 아닌가. 실제로 일본은 한국에 수 차례 과거사 관련 사과를 했다. 1993년 고노 총리가 담화를 통해 나름 강력한 사과를 했고 위안소 운영도 인정했다. 전쟁을 일으킨 히로히도 왕이 표현한  ‘유감‘ 보다 더 강한 표현인 ’통석의 념‘ 이란 말으로 아키히도 왕이 사과했다. 독일을 보자. 독일 역대 총리들은 머리숙여 사죄했다. 애매모호한 ’유감‘이니 ’통석의 념‘이니 그런 표현 아닌 직설법으로 ’잘못했다‘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라고.

 그런데 이마저도 아베가 취임한 이후에 한국 식민지 관련, 그 잔인함, 위안소 운영 등이 실린 내용은 교과서에서 다 사라졌다. 한국의 대법원장을 움직여 일본 기업이변상하는 판결조차 좌지우지 했다. 일본  정부 눈치 보느라 10여년을 끌어온 소송이었는데. 오죽하면 미국의 유명학자이자 정치인인 브레진스키씨는 일본의 식민 통치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잔인하고 끔찍했는데 제대로 사과를 안 했고 보상도 안 해 작금의 한일 갈등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을까?

내가 어렸을 때 일본에 항의하는 집회에는 반드시 혈서가 수반됐었다. 주로 ‘자유...’  이런 띠를 두른 분들이 손가락 한 마디를 아예 자르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퍼포먼스로 끝났다. 일제 ‘코끼리밥솥’, 세계 최고 인기 소니 제품은 여전히 한국인 최고 인기 품목들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그런 제품 다 써봤고, 우리 농촌 에도 가구당 텔레비전이 최소 한 대 이상이고 국가 신용도는 우리가 더 높단다. 일본이 규제하려는 부품들, 우리가 못 만들어서 이런 지경을 당한 것도 물론 아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일본에 의존하며 살아온 것이다. 백 년 넘게. 우리 국방력은 세계 10위권에 경제규모도 세계 12권. 10년 안에 일본을 추월 할 수 있다는 통계보고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반일 운동에 임하는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은 놀라울 정도다. 물론 주옥순이나 이영훈교수 같은 인물도 있다. 서울 중구청이 반일 관련 운동을 주도하려 하자 제동이 걸렸다. 반일은 민간 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내가 젊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이유이다. 당시에는 모두 관제 데모였는데.  ‘일본 NO’ 라는 구호도 시민들은 거북해 했다. 아베 정권이 문제이지 일본인은 우리의 이웃이니 잘 지내야 한다는 수준 높은 합리적 의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인 듯 하다.

일본 정부 정책에 가장 큰 타격을 줄 보복이 일본관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마자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18년 한해에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54만명으로 무려 6조원을 쓰고 왔단다. 그런데 지금은 관광객의 99퍼센트가 한국인이던 대마도에 하루 고작 60여명이 다녀 간단다.

일본 관련 언론 보도 댓 글을 봐도 감정적인 대응으로 욕설을 날리는 경우가 아직도 허다하지만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들어 반박하거나 각종 보도를 환기하며 논평하는 글이 아주 많아졌다. 온 국민이 24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효과일까? 숱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 받아서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아님 과거와는 다르게 한 가지 이슈에 대해 그 원인을 확실하게 알고 추이를 살피는 태도가 많아진 것일까? 그런 것 같다.

Factfulness. 베스트 셀러다. 제목도 번역이 안 된 채 영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책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기후와 환경을 제외하고는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각종 통계를 잘 분석하고 정보를 잘 연계해 보면 이 같은 정확한 결론이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 책이다.
팩트체크는 요즘 방송, 신문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코너이다. 원래 언론이라면 모든 지면 모든 방송 시간에 팩트체크를 해야 한다. 사실 (fact)과 진실(truth)을 구별해서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쓰레기 같은 정치인들의 단편적인 주장이 온 종일 방송에 흘러나오고 있으니 국민은 누구 말이 옳은지, 어떠한 사안과  연결이 되는지 분간하기 힘들다. 다매체다채널 시대에 꼭 필요한 언론의 임무인데 그 동안 너무 소홀했었다. 쏟아지는 정보를 그냥 내보내기만 하는 것이 언론의 임무는 절대 아니다.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기 위해서 언론은 이 정도의 수고를 해야 한다. 한국 대법원이 왜 일제 강점기에 강제 징용됐던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에게 일을 시켰던 일본회사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지. 주옥순, 이영훈 교수가 왜 틀리는지, 아베의 대한 수출 규제가 왜 옳지 않은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다행히 우리 나라 언론이 이제 조금씩 언론의 모습을 띠어가고 있는 듯 하다.

김춘옥  코리아 포스트 논설위원
전 단국대학교 교수 (저널리즘 전공). KBS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
경향신문, KBS, 코리아헤럴드, 시사저널 기자. 부장.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불어불문학과. 프랑스 파리 제7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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