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세금부담 증가속도 소득의 2배 달해
상태바
가계의 세금부담 증가속도 소득의 2배 달해
  • 정택근 기자
  • 승인 2015.02.09 1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의 세금부담 증가속도가 소득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중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1만4천33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같은 기간에 가계의 월평균 조세 지출액은 15만4천27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인 8천606원 증가했다.  

조세 지출은 근로소득세·재산세·사업소득세 등 가계에 부과되는 직접세인 '경상조세'와 부동산세·자동차 취득세 등을 아우르는 '비경상조세'를 합친 것이다.

가계가 물건을 사고 음식을 사 먹을 때 내는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간접세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로 가구가 부담하는 세금은 가계지출 통계에 잡히는 액수보다 많다.  

가계의 세금 부담은 2010년부터 5년 연속 소득보다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2010년 가계 소득(전년비)이 5.8% 늘어날 때 조세 지출액은 11.5% 증가했다.

이후 조세 지출액 증가율은 가계소득보다 2011년 3.1%포인트, 2012년 2.4%포인트, 2013년 0.7%포인트 높았다. 좁혀지는 듯했던 격차는 지난해 1∼3분기에 다시 2.3%포인트로 벌어졌다.  

2003년만 해도 월평균 7만1천129원이었던 가계의 세금 부담은 10년 만에 2.2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 소득은 1.6배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금뿐 아니라 연금과 사회보장 지출도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작년 1∼3분기 가계의 월평균 연금 지출은 12만1천447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했다.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 지출액은 11만5천213원으로 7.2% 늘었다. 역시 3% 중반대인 가계 소득 증가율보다 크게 높다.

정부의 국세 수입 차원에서 보면 소득세는 늘어나는 반면, 법인세는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소득세 세수는 47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4% 늘었다. 소득세 징수액은 2009년 5.5% 줄었다가 2010년 9.0%, 2011년 12.8%, 2012년 8.3% 등의 비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2013년 법인세 징수액은 43조9천억원으로 1.3% 줄었다. 2012년(-0.9%)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소득세는 2012년부터 법인세보다 더 많이 걷히기 시작했는데, 이 격차는 지난해 더 벌어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소득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정체한 가운데 기업 저축은 과도하게 늘어나는 현상이 경기회복세를 미약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라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임금을 늘려 가계소득을 증대시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