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모빌리티…우버·쏘카發 지각변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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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모빌리티…우버·쏘카發 지각변동 시작
  • 이미경 기자
  • 승인 2020.10.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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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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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그동안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기존 택시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왔던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이제 개정된 법을 준수하는 '가맹택시' 사업을 본격화 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선 택시 호출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장악하고 프리미엄 택시는 카카오 블랙과 타다 프리미엄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미했던 T맵 택시가 글로벌 업계 1위 우버를 업고 본격적 세력 확장을 노리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6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가 600억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12번째 토종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에 등극한 날 SK텔레콤이 모빌리티 분야 '초협력' 상대로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를 택했다. 

지난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의 국회 통과로 이동 서비스 사업을 사실상 접었던 쏘카가 가맹택시와 대리운전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며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는 동시에 그동안 모빌리티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했던 SK텔레콤의 T맵이 우버를 업고 빠르게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여 시장 내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먼저 쏘카는 16일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각각 500억, 100억씩 총 600억원의 투자 받았다. 

투자금은 100% 자회사인 VCNC가 운영하는 타다의 가맹택시 서비스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 중고차 판매 서비스 등 신사업에 집중 투자된다.

카카오T블루가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맹택시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모빌리티 업계에서 드문 '알짜 수익원'으로 꼽히는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에 진출하는 것. '공유'에 초점을 맞춘 쏘카가 다시 '이동'에 중심이 쏠린 '타다' 서비스를 다시 키우는 셈이다.

또 지난 6월 '타다 베이직'에 이용됐던 카니발(기아자동차) 100대를 완판하며 중고차 시장 가능성을 본 쏘카는 지난달 특허청에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 '캐스팅' 상표를 출원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운전자 75%가 사용하는 T맵은 우버와 함께 모빌리티 전문기업 설립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이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연내 우버와 합작법인인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세우겠다고 한 것. 

우버는 양사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합작법인에 1억달러(약 1150억원)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000만달러(약 575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우버의 총 투자 금액은 1억5000만달러(약 1725억원)를 상회한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T맵은 업계 선두지만 T맵 택시의 경우 업계 1위인 카카오T와 격차가 크다. 지난해 6월 기준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 분석에 따르면 카카오T 월 결제액은 3409억원으로 T맵 택시 455억원을 크게 앞섰다. 업계에선 카카오T의 모빌리티 시장 점유율을 90%로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T가 '국민SNS'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합작법인은 '국민내비' T맵 내비게이션·지도 플랫폼과 데이터로 이용자를 확보, 단숨에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확장시킬 거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용자를 새롭게 끌어들이는 것보다 기존 T맵 내비게이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훨씬 쉽다"며 "1만원이든 1000원이든 고객 모객 비용이라는 게 소용되는데, 기존의 탄탄한 플랫폼에 모객 비용을 아껴 신생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끌고 갈지 독립적으로 분사할지 고민해온 SK로서 전세계적인 모빌리티 사업 노하우를 보유한 우버는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다.

2013년 한국에 진출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로 2015년 사업을 철수하면서 우리나라 모빌리티 시장이 넉넉치 않다는 점을 느꼈을 우버로서도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기회다. 서비스 당시 국내 특화가 부족해 걸림돌로 꼽혔던 지도 데이터 부분도 T맵으로 해결된다.

SK텔레콤은 이날 신설 T맵모빌리티의 4대 핵심 모빌리티 사업으로 △T맵 기반 주차·광고·UBI(보험 연계 상품) 등 플랫폼 사업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온디멘드'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