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규채용 과정 논란…'언택트'로 눈물짓는 지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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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규채용 과정 논란…'언택트'로 눈물짓는 지원자들
  • 박영심 기자
  • 승인 2020.11.03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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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 “화상 면접 입실 이유 없이 실패, 시간도 촉박”
은행 “문제 발생 시 즉각 조치...공정성 문제 없어”
지원자 A씨와 한 시중은행 화상면접 전담 카카오톡 채널 상담원 간 상담 내용.(출처:대한금융신문)
지원자 A씨와 한 시중은행 화상면접 전담 카카오톡 채널 상담원 간 상담 내용.(출처:대한금융신문)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영심 기자] 은행들이 코로나19상황에 맞춰 ‘언택트(비대면)’  신입 채용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한 지원자가 화상 면접실에 입실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원자와 해당은행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직무적합도 평가 절차를 개별 화상 면접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 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들은 A, B, C로 구성된 세 번의 개별 화상 면접을 치러야 하며, 각각의 면접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이름과 응시 코드를 입력한 후 입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 A씨에게 당황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A 면접을 마친 후 B 면접을 위해 이름과 응시 코드를 입력 후 대기했으나 입장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입실 실패 이유에 대한 안내도 이뤄지지 않았다.

B 면접에 입실하지 못한 A씨는 남은 면접이라도 마저 치르기 위해 C 면접실에 입장했고, C 면접관에게 사정설명을 했다.

A씨는 “화상 면접 전담 응대 카카오톡 채널에서 B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조치를 받으면 된다. 당황하지 말고 C 면접에 집중하라”는 C 면접관의 말을 듣고 면접을 진행했다.

하지만 면접 후 A씨는 해당 카카오톡 채널에 발생한 상황에 대해 문의했지만 “B 면접 재응시는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카카오톡 채널 상담원은 “응시 코드를 확인해보고 테스트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 입장하지 않아 전화도 4차례 했는데 받지 않았기 때문에 더는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면접 전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서 문제 발생 즉시 카카오톡 채널로 문의 남길 것을 알렸지만 A씨가 안내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면접관의 허락하에 C 면접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게다가 면접 중 걸려온 전화는 ‘발신자 표시 제한’이었다. 이를 자동 차단하는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전화가 왔던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수 있다.

A씨는 “주어진 입실 시간이 촉박해 입실 오류를 카카오톡 채널에 문의할 틈도 없이 C 면접을 봐야했다”며 “C 면접관도 면접이 끝나고 B 면접 재응시 조치를 받으면 된다고 해 문제가 될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인사팀과의 직접 통화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시중은행은 지원자가 화상 면접에 입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시스템상으론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지원자 문의를 확인한 결과 시스템상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고, 내규에 따라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건에 대해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게 다수 지원자에 대한 형평성에 오히려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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