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족, 대출절벽에 대출 상환 연락올까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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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족, 대출절벽에 대출 상환 연락올까 '조마조마'
  • 박영심 기자
  • 승인 2021.08.25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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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사진출처:뉴스1)
서울의 한 은행.(사진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영심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에서 1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은 직장인 A씨. 최근 만기연장 시점이 돌아오면서 곤란한 처지가 됐다. 은행에서 대출을 연장하려면 대출액의 10%인 1000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최대 한도를 쓴 뒤 2금융권 대출까지 끌어쓰다가 신용점수가 하락해 한도가 감액되면서 일부상환 요구를 받게 된 것이다. A씨는 금융권의 대출중단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 상환 금액을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은행권의 대출중단에 이어 금리인상, 한도축소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상환능력 이상으로 과도한 대출을 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조이기가 지속되면서 A씨처럼 대출이 많거나 다중채무로 신용도가 안 좋은 차주는 대출 한도가 감액되거나 일부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거나 주식이나 부동산 등 투자자산 가치마저 하락하면 '영끌' '빚투'족이 사면초가에 몰릴 수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신용대출 만기 시점에 '내입 조건'을 제시받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내입 조건'이란 은행이 대출 연장을 조건으로 대출금의 5~20%를 미리 갚도록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대출기간 중 신용점수에 변동이 있거나 대출금액이 늘었을 때 일부상환을 요구받는데,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억제 이후 요구 사례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여러 금융사를 통해 대출을 받은 영끌족의 경우 신용점수나 한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카드론 등 2금융권까지 대출을 늘린 경우 만기 시에 일부상환을 요구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옥죄기 이후 한도감액에 따른 일부상환 요구가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2금융권에 연소득의 1.5~2배까지 가능했던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일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은행권에서도 정부 규제 방향에 따라 한도 관리 기준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 감액 기준도 더 깐깐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방안 등이 나오면 정부 지침에 따라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상환 요구 금액이 소액이더라도 최근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은행권과 상호금융, 보험, 여전사 등 2금융권까지 대출 제한이 이뤄지고 있어 자금 계획을 미리 점검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차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에서 0.75%로 0.25%p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권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누적으로 최소 0.50%p, 최대 0.75%p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올해초 연 2.19~3.74%에서 지난주 연 2.28~4.01%로 높아졌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2.42∼4.07%에서 연 2.48∼4.65%로 뛰었다.

주식이나 가상자산(암호화폐), 부동산 등 투자자산가치 하락 가능성도 '영끌' '빚투'족엔 또다른 주요 리스크다.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을 겪으면서 돈을 빌려 주식을 샀다가 이를 갚지 못하고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이 많다고 생각되는 차주는 틈틈이 신용점수를 확인하면서 대출한도 관리를 해놓아야 한다"며 "금리상승에 대비해 금리인하권을 적극 활용하고 일부 여유자금을 미리 확보해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