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에도 '스페셜티 커피' 인기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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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에도 '스페셜티 커피' 인기는 여전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7.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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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김정미 기자]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라는 신경림 시인의 시 구절이 있듯이 가난하다고 해서 커피맛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간 이어진 불황에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한국인의 기호 식품 1위인 커피는 비싸서 더 잘나가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품질, 향미, 신선도 등에서 상위 7%에 속한다는 일명 '스페셜티 커피'는 고가에도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원두

 지난해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 개념을 본격적으로 확산한 스타벅스는 지난달 16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한정 판매하는 '콜롬비아 톨리마'와 '페루 아마조나스'가 매장마다 하루 평균 50잔 이상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커피의 한 잔당 가격은 6천원(톨사이즈 기준)으로 3천800원에 판매되는 일반메뉴 '오늘의 커피'보다 1.6배 더 비싸지만 하루 평균 판매량은 2∼3배 더 많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월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처음 개점했을 때도 한달여 만에 원두 2종이 모두 조기 소진되며 현재까지 '완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6∼9월과 올해 1∼3월에 각각 판매한 '하와이 100% 코나 페리 에스테이트'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한 잔 가격이 1만2천원에 달했음에도 '세계 3대 커피'라는 명성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고 스타벅스는 전했다.

스타벅스는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에 따라 현재 45개인 리저브 매장을 올여름 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 스페셜티 커피 전문매장으로 개점한 폴바셋은 현재 블렌드(원두 혼합) 1종과 싱글 오리진(단일 원두) 6종을 200g기준 1만4천∼4만8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같은 무게의 브라질 상표 원두를 최저 5천원에도 구입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절대 만만치 않지만 '마니아층'이 있어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폴바셋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7.5% 상승한 27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86.1% 증가한 510억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스페셜티 커피점인 폴바셋 매장 내부

스페셜티 커피가 인기를 끌자 국내 커피업체들은 앞다퉈 매장을 확장하거나 전문 상표를 추가로 출시하며 시장 쟁탈전에 끼어들고 있다.   탐앤탐스는 2013년 5월 스페셜티 매장 '탐앤탐스 블랙'을 연 후 케냐AA와 동티모르AAA 등을 7천∼7천500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5천원인 일반 아메리카노 커피보다 1.4∼1.5배 비싸지만 상반기(1∼6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탐앤탐스는 이에 따라 관광객의 이동이 많은 청계천지점을 확장·이전해 다음 달께 스페셜티 매장을 추가로 개업할 예정이다. 할리스 역시 지난해 6월 서울 혜화동에 스페셜티 전용 '할리스 커피클럽'을 개점한 후 1년 새 매출이 36.2% 증가했다.  할리스는 '썸머블렌드'15'와 '온두라스모레노COE#2' 등 모두 6종의 스페셜티 커피를 한 잔당 4천500∼8천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일반 아메리카노 가격은 4천100원이다. 불황에도 고가의 커피가 인기를 끄는 현상은 소비욕구에 대한 대리 충족심리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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