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이자로 8000억 번 증권사, 고객엔 1600억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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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이자로 8000억 번 증권사, 고객엔 1600억 지급
  • 김성숙 기자
  • 승인 2023.10.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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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도 이용료율은 0%대

지난 상반기 국내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으로만 80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객에게는 고작 1600억여 원의 이자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예탁금 이용료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20곳은 올 상반기 고객 예탁금으로 7933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예탁한 돈을 한국증권금융에 신탁·예치해 얻은 이자 수익이다. 이들이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예탁금 이용료는 전체 이익의 20.68%인 1641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가장 많은 1274억원의 예탁금 이익을 거뒀다. 삼성증권은 이 가운데 157억원만 고객에게 이용료로 지급했다. 이 증권사의 6월 말 기준 예탁금 이용료율은 0.4%였다. 

상반기 예탁금 이익은 삼성증권에 이어 미래에셋증권 1140억원(고객 지급액 331억원·이용료율 0.6%), 키움증권 1091억원(115억 원·0.25%), KB증권 786억원(115억원·1.03%), 한국투자증권 770억원(161억원·0.4%), NH투자증권 698억원(147억원·0.5%), 신한투자증권 332억원(161억원·1.05%), 하나증권 309억원(18억원·0.25%), 메리츠증권 165억원(34억원·0.6%) 순으로 많았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이 예탁금으로만 천문학적인 돈을 번 것은 최근 고금리 기조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의 이자율이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말 연 0.78%이었던 한국증권금융의 이자율은 올 6월 3.69%로 2년 6개월 사이 2.91%포인트 올랐다. 이에 힘입어 증권사 예탁금 이익도 2020년은 3913억 원, 2021년은 4661억 원, 지난해 1조 725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각종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증권사가 고객에게 예탁금 사용 대가로 지급하는 이용료율은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20개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 평균은 2020년 12월 말 0.15%에서 올 6월 말 0.46%로 2년 6개월 동안 0.3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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