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뉴스] 美 FDA, 화장품규제 현대화법(MoCRA) 일부 발효 연기
상태바
[외교뉴스] 美 FDA, 화장품규제 현대화법(MoCRA) 일부 발효 연기
  • 유정인 기자
  • 승인 2023.11.24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설 및 제품 등록 기한, 내년 7월 1일로 6개월 연장
MoCRA 공식 발효는 올해 12월 29일 유의 필요
‘아이 메이크업’ 제품 취급 기업은 소규모 기업 면제에 해당 안 돼

화장품과 관련해 미국 내의 생산과 판매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새로운 법이 통과돼 곧 발효를 앞두고 있다. 바로 ‘화장품규제 현대화법’, 일명 ‘MoCRA’다.

미국 식약청(FDA) 웹사이트에 소개된 화장품규제 현대화법 ‘MoCRA’ (자료: 미국 식약청)
미국 식약청(FDA) 웹사이트에 소개된 화장품규제 현대화법 ‘MoCRA’ (자료: 미국 식약청)

화장품의 경우 시설 및 제품 등록이 필수는 아니었기에 생산이나 판매가 비교적 자유로웠던 미국에서 MoCRA는 화장품 업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려는 최초의 빅스텝으로 평가된다.

이 MoCRA 덕분에 관할 기관인 미국 식약청(이하 FDA)은 미국 뷰티시장 내에 존재하는 무수한 제품들과 그 생산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제품 강제 리콜이나 알레르기 유발 성분 경고 등에 관한 권한 역시 새로이 얻게 되는 것이다.

MoCRA는 다가오는 2023년 12월 29일 완전한 발효 예정이었으나 최근 FDA는 일부 규정의 발효 시기를 6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美 FDA, MoCRA ‘시설 및 제품 등록’ 기한 2024년 7월 1일로 연장

지난 8일 FDA는 MoCRA의 규정 중 시설 등록 및 제품 리스팅 관련 규제를 2024년 7월 1일까지 집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즉, 시설 및 제품 등록 관련 규제의 발효를 기존의 2023년 12월 29일에서 2024년 7월 1일로 6개월 연기시킨 것이다. 이러한 기한 연장의 목적은 관련 업계가 규제 준수에 대비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FDA는 밝혔다.

MoCRA 발효 이전의 대비에 분주했던 관련 업계에 이러한 규제 준수 기한 연장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 MoCRA에 포함되는 모든 규정의 준수 기한이 늘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MoCRA는 크게 7가지 주요 규정으로 정리되는데, 여기에는 △ 시설 및 제품 등록 의무화를 비롯해 △ 제품 안전성 입증, △ 라벨링 규제, △ 제조 및 품질관리(GMP), △ 유해 사례 보고 및 관리, △ 회수 처리, △ 활석 및 과불화화합물 함유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이런 다양한 규정 중에서 준수 기한이 늘어난 것은 단지 시설 및 제품 등록 규정뿐이다. FDA의 발표에서도 그 외의 다른 규정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가이드라인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설 및 제품 등록 이외의 다른 규정들은 본래대로 올해 12월 29일까지 준수돼야 한다.

#  화장품 업계 ..안전성보장.. 다소 혼란 반응

1938년 연방 식품·의약품 및 화장품법이 통과된 이래 처음으로 화장품과 관련된 FDA의 규제 권한을 대폭 확대시키는 MoCRA는 미국인이 매일 사용하는 수많은 화장품의 안전성 보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다소의 혼란스러움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국의 뷰티 분야 전문 매체 Glossy에 따르면, 우선 화장품 업계 기업들은 대부분 MoCRA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시 말해, 화장품을 생산하거나 판매·유통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좀 더 강력한 관련 규제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돼 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VCRP’라는 이름의 FDA 화장품 자율등록규제가 존재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자율’이었기 때문에 굳이 VCRP를 진행하지 않아도 제품 생산이나 판매가 충분히 가능했다.

이처럼 자율성이 강조되는 동안, 시장에서는 화장품의 ‘안전성’과 관련된 크고 작은 소비자 불만과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안전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아우성이 점차 커졌고 근래에는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성분으로 만든 ‘클린 뷰티’ 제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뷰티 시장에서 지금까지 ‘안전’이 다소 간과돼 왔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며, 업계 내 많은 기업이 MoCRA의 등장을 환영하는 이유와도 연관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크고 작은 혼란 또한 여전하다. 아직 상세한 규제 가이드라인이나 대표 준수 사례 등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MoCRA 법규를 완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계의 혼란은 지난 6월 FDA가 개최한 MoCRA 관련 화상 공청회에서도 다수 목격된 바 있다. 이 공청회에는 뷰티 시장의 쟁쟁한 주류 대기업부터 작은 규모의 기업들, 민간 단체와 협회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했는데 특히 소규모 브랜드 및 생산업체에서 불안과 우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 혼란의 핵심은 단연 ‘눈 화장용 제품’ 관련 이슈다. MoCRA는 소규모 기업 등 특정 조건을 갖춘 경우 일부 규제에서 면제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지난 3개년간 미국 내에서의 화장품 연평균 총매출이 100만 달러 미만인 소기업’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면제 사항으로 꼽힌다.

즉, 앞서 정의한 영세 규모의 업체들은 시설 및 제품 등록과 GMP 규정에서 면제받는 것이다. 단, 일반적인 사용 시 눈 점막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화장품*이나 체내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화장품 등 일부 경우에는 소기업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면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추가 규정이 있다.

소기업을 면제에서 제외시키는 이 같은 추가 규정은 눈과의 접촉 가능성이 있는 아이 메이크업 제품 취급 기업들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점안액이나 콘택트렌즈 용액처럼 눈 점막과 바로 접촉되는 제품만이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마스카라·아이라이너·아이섀도와 같은 전통적인 아이 메이크업 제품들도 모두 이 면제 불가능 규정에 해당하는 것인지 매우 모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Glossy가 인터뷰한 한 소규모 화장품 생산업체 관계자는 “이 추가 규정 때문에 아이 메이크업 제품류 생산의 전면 중단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뷰티 기업 ...  안전성 준수 대비 필요

그렇다면 우리 기업을 포함한 화장품 관련 업계 구성원들은 현시점에서 MoCRA 대비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23일 우은정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기업들은 본래 예정됐던 12월 29일 데드라인을 목표로 법의 준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라고 조언했다.

6개월의 유예 기간이 더 주어지긴 했으나 시설 및 제품 등록 이외의 다른 규정에 대한 준수 기한이 모두 함께 연장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무역관은 또한, "눈과 관련된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들은 특히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FDA는 기업 ‘Kilitch Healthcare India’가 생산한 수십 종의 점안액 제품을 리콜 조치한 바 있듯이, 직간접적으로 눈에 사용되는 제품의 안전성이 어느 때보다 더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것이다.

최근 Glossy의 관련 문의에 대해 FDA는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제품은 일반적인 사용 시 눈 점막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화장품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하며 “그 외 아이섀도, 아이 메이크업 리무버, 액체 혹은 점막용 아이라이너, 인조 속눈썹 접착제와 같은 제품들도 동일하게 눈 점막 접촉 화장품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눈 점막 접촉 화장품’에 관한 면제 불가능 규정의 모호함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다. 따라서 점안액이나 콘택트렌즈 용액 등의 제품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아이 메이크업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그 규모와 관계 없이 FDA에 시설 및 제품 등록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지난 3개년간 미국 내 화장품 연평균 총매출이 100만 달러 미만인 소기업이더라도 아이 메이크업 제품을 취급한다면 시설 및 제품 등록 규정에서 면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것도  우무역관의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