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분석] 영국 인공지능(AI) 산업동향....유연한 규제 방향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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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분석] 영국 인공지능(AI) 산업동향....유연한 규제 방향 채택
  • 윤경숙선임기자
  • 승인 2023.12.11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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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혁신 프레임워크로
AI 안정성 정상회의, 국제사회의 인공지능 개발 안전성과 책임 강조·공감

 
2023-12-11 출처 : KOTRA

기후변화에서 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이제는 일상생활에까지 그 사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3년 5월 행해진 영국 통계청(ONS)과 데이터윤리및혁신센터(Centre for Data Ethics and Innovation)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약 72%가 AI에 대해 상세하게 또는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크게(약 56%)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인공지능의 빠른 확산과 함께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 역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영국 대중 인지도 설문조사 결과(2023년 5월 기준)- [자료: 영국 정부 홈페이지(GOV.UK)]
인공지능에 대한 영국 대중 인지도 설문조사 결과(2023년 5월 기준)- [자료: 영국 정부 홈페이지(GOV.UK)]

11일  KOTRA 류경서 런던무역관 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은 2011년 이후 매년 평균적으로 약 269개의 신규 AI 기업이 등록되고 있으며, 특히 영국 정부의 AI 섹터딜 발표(2018년) 이후 그 수가 크게 늘어났다.

영국 정부는 2017년 산업전략 백서에서 AI를 주요 과제로 선정한 이후, 2018년 AI 섹터딜을 통해 10억 파운드 규모의 투자 및 2023년 추가 투자 발표 등 관련 지원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AI 관련 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그 활용 분야 역시 무궁무진하게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AI의 빠른 발전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2023년 3월 1000명 이상의 인공지능 전문가, 연구원 및 후원자들이 AI의 기능과 위험을 적절하게 연구하고 완화할 수 있도록 최소 6개월 동안 더 강력한 AI 시스템의 개발을 잠정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AI 활용과 새로운 시스템 개발이 빠르게 늘어날수록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우려 역시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다.

#AI 규제 프레임워크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AI 규제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영국 정부는 2023년 3월 발간된 백서 'AI 규제에 대한 혁신적 접근(A pro-innovation approach to AI regulation)'을 통해 인공지능 규제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백서는 전 세계 국가와 지역이 AI에 대한 규칙의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영국이 AI 거버넌스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규제 접근방식의 가치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새로운 친혁신 규제 프레임워크는 ① 인공지능 주도 국가로서 영국의 입지 강화와 ② 책임있는 혁신 도모 및 규제 불확실성의 감소를 통한 AI의 성장과 번영, ③ 위험 규율 및 기본가치 보호를 통한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신뢰 제고라는 3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프레임워크의 주요 내용은 AI 기술 자체가 아닌 사용 범위에 초점을 맞춰 규제를 가하는 방식이며, 이에 따라 새로운 AI전담 감시기관을 설립하지 않고 기존에 있는 개별 규제기관이 분야 및 상황에 따른 접근방식을 취하는 민첩한 프레임워크이다. 이는 EU의 강력한 규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영국은 브렉시트의 이점을 활용해 고정 규칙이나 법안의 도입 등은 최소화하고, 부문별/상황별 지침을 채택하는 등 유연한 규제방식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세부 내용은 아래표와 같다.

 

 

#정부 기능

- 정부는 규제기관의 프레임워크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관찰·평가·의견, 일관성 있는 원칙 이행 지원, 분야 전반의 위험 평가, 인공지능 혁신기업 지원, 교육 및 인식제고, 향후 과제 탐색 및 전망, 국제 규제와의 상호운용성 보장 방안 등 마련 및 프레임워크의 일관성 보장

기본적으로 AI가 활용되는 개별적 맥락을 중요시하면서도, 해당 접근방식이 일관성 부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인지하고 ① 안전성·보안·견고성, ② 투명성·설명가능성, ③ 공정성, ④ 책임·거버넌스, ⑤ 이의제기·시정이라는 5가지 공통의 원칙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각 기관은 구체적인 방법을 설정, 의회를 통해 법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영국은 AI 규제의 국제표준을 이끌고자 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Times에서는 영국이 유럽 연합에서 탈퇴한 후 EU와 미국의 서로 다른 규제 접근 방식 사이에서 '정직한 중개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시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의 일환으로 2023년 11월 1~2일 양일간 영국 블레츨리 파크(Bletchley Park)에서는 제1차 AI 안전성 정상회의(AI Safety Summit)가 개최됐다. 해당 국제회의는 인공지능에 관한 최초의 글로벌 정상회담으로 총 28개국 및 유럽연합이 참석했으며 국제사회가 AI 안전과 관련해서 처음으로 모였다는 의의가 있다.

  주: 참여국은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캐나다, 칠레,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케냐, 사우디 아라비아,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필리핀, 대한민국, 르완다, 싱가폴, 스페인, 스위스,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리트, 영국, 미국

이 회의에서 국가 및 기업들은 AI 안전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첫 협력 선언인 블레츨리 선언(Bletchley Declaration)에 동참했다. 해당 선언은 안전하고 책임있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을 위해 세계적 협력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가들은 해당 성명서에 대한 서명을 통해 AI 안전 위험을 식별하고 국가 간 각각의 위험 기반 정책을 구축해 세계 사회에 발전을 추구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영국은 자국 내 AI 규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주도적으로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여러 주요국 간 AI 규제의 정도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으로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블레츨리 선언의 주요 목표는 5가지로 다음표 과 같다.

  

 

#시사점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을 선도하는 주요 국가들은 모두 인공지능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역시 예외는 아니며, 앞으로도 인류의 공공선을 위해 이 신기술이 개발·사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와 국제사회 규범 등이 지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의 활용이 더욱 커짐에 따라 동시에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영국 내에서 어떤 규제가 취해질지,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어떤 역할들을 수행할지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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