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판교점…식품 '호평', 주차·동선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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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판교점…식품 '호평', 주차·동선은 '불만’
  • 윤경숙 기자
  • 승인 2015.08.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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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윤경숙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을 개점 나흘째인 24일 오후 찾았다. '수도권 최대 영업면적', '국내 최대 식품관'을 내세우며 개점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만큼 평일 낮인데도 식품관 등을 중심으로 손님이 북적거렸다.

서울 도심 3호선 경복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니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45분이 걸렸다. 판교역 3번 출구로 나오니 압도적인 크기의 현대백화점이 눈에 들어왔다. 역에서는 걸어서 2분 정도 거리였다. 평일임에도 낮 12시50분 주차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은 지하 3층부터 지하 6층까지 모두 '만차'를 나타내고 있었다.  총 2천254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월요일인데도 만차인 것을 보면 주말에는 주차난이 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등에 올라온 이용 후기를 봐도 '주차 불편'에 대한 글이 적지 않았다.

주말 같이 혼잡이 예상될 때는 아이를 동반하거나 구매할 제품이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광주시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정연진(32·여) 씨는 "지난주말 왔다가 주차에 실패하고 오늘 다시 왔다"며 "오늘도 주차하는 데 2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역 공영주차장에도 1천700여대 댈 수 있어서 총 4천여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데도 초기 개점 효과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 같다"며 "주차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교점은 영업면적(9만2천578㎡)으로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입점한 브랜드는 900여개로 15개 현대백화점 점포 중 가장 많다.  1층에는 루이 뷔통, 구찌, 프라다, 페라가모 같은 명품 매장이 있다.

유니클로, H&M, 아메리칸이글, 에잇세컨즈, 탑텐 등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와 멀티 슈즈숍 ABC마트가 입점한 지상 3∼4층은 여의도 IFC 같은 복합쇼핑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분당 상평동 주민 이민영(42·여) 씨는 AK플라자 분당점이나 롯데백화점 분당점에 비해 "브랜드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라고 꼽았다.  이곳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구매한 서울 서초구 주민 이재구(64) 씨는 "매장마다 칸막이가 높지 않아서 진열이 보기 편한 것이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너무 큰 매장은 동선 면에서 단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분당 서현동 주민 김명희(59·여) 씨는 "너무 크니까 어딜 어떻게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며 "워낙 넓어서 나 같은 나이에 다니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자동 주민 김경아(48·여) 씨는 "브랜드가 다양한 것은 맞지만, 동선이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매장 찾기가) 복잡하고 혼잡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판교점을 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안내데스크에서 층별 안내서(FLOOR GUIDE)를 받아 방문하려는 매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니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현대 판교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식품관이다. 점심시간 무렵 축구장 두 배 크기(1만3천860㎡)라는 식품관은 북새통을 이뤘다.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부산의 유명 어묵 맛집 '삼진어묵', 이탈리아 식품 전문점 '이탈리'(EATALY)에는 손님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여주인공이 즐겨 먹던 뉴욕의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는 국내 1호점이라는 점 때문인지 특히 인산인해였다. 길게 늘어선 줄에 합류하려는 손님에게 매장 직원은 "여기서부터 대기시간 40분"이라고 말했다.

비빔밥, 국수 등을 판매하는 'H 키친' 푸드코트에서는 직원이 "좌석이 만석입니다. 자리부터 확인해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일반적인 백화점 식품관은 한 바퀴 돌면 대략적인 매장 구성을 알 수 있는데 반해 판교점 지하 1층 식품관은 몇 바퀴를 돌아도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매장이 있었다.

일식 맛집 '유노추보', 하와이안 카페 겸 델리인 '알로하테이블', 한식당 '수불', 이태원 경리단길 맛집 '마스터키친'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자리잡고 있다.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 롤케이크 전문 카페 '살롱 드 몽슈슈', 프랑스 마카롱 전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대구의 명물 베이커리 '삼송빵집' 등 화려한 디저트들이 눈을 자극했다.

분당에 사는 대학생 이희수(22·여) 씨는 "식품관 때문에 왔다"며 "지방에 내려가야 맛볼 수 있는 삼진어묵 같은 매장이 들어와서 좋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의 불황 타개책 중 하나가 유명 맛집들을 유치하는 것인데, 판교점은 식품 부문에 특히나 공을 들인 것이 느껴졌다.

다만, 한 층에 너무 많은 매장이 모여 있고 각 매장이 뻥 뚫려 있는 개방형이어서 소음이 큰 점은 단점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한 식당에 들어가 덮밥을 먹었는데 백화점 지하 식품 코너가 보통 시끄럽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음이 컸다. 혼자 먹는데도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면 여럿이 차분히 대화하며 먹는 것은 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관(지상 5∼8층, CGV)과 서점(지하 2층, 교보문고)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점은 현대 판교점이 지역 상권 내 경쟁 백화점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지상 5층에 마련된 야외공간에는 아이들을 위한 회전목마 시설과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인상적이었다. 회전목마는 매장에서 5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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