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눈물의 매각' 라이신 17년만에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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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눈물의 매각' 라이신 17년만에 되찾아
  • 앤디현 기자
  • 승인 2015.08.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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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앤디현 기자]     종합식품기업 대상이 IMF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으로 매각해야 했던 라이신 사업을 17년의 와신상담 끝에 되찾았다.  대상은 26일 중견 화학제조업체 백광산업으로부터 1천207억원을 주고 라이신 산업 부문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대상그룹은 1970년대 라이신 사업에 국내 최초로 뛰어든 기업이다.

1998년 당시 라이신은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연간 2천억원 이상의 매출과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대상의 '알짜' 사업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대상은 라이신 사업을 독일의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사에 매각해야 했다. 매각금액은 6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9천억원)로, IMF체제 하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매각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바스프사는 라이신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원료값 상승, 인건비·물류 등 고비용, 전세계적 생산 과잉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자 바스프사는 2007년 3월 라이신 군산공장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그해 11월 바스프사는 백광산업에 라이신 사업을 매각했다. 백광산업은 인수 비용을 포함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1천억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통해 라이신 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중국 등 해외 사료업체들이 대량 생산에 나서면서 라이신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등 사업성이 떨어지자 백광산업은 다시 인수자를 찾아 나섰다.  라이신 산업은 17년간 돌고 돌아온 끝에 원래 주인인 대상을 찾게 됐다.

김종의 백광산업 회장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누나인 임경화 씨 남편이라는 점도 이번 인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상은 라이신 사업을 자사의 기존 사업 부문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통해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과거의 라이신 사업 노하우와 60여년간 축적된 바이오 기술력으로 인수 후 1년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라이신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전분당 6천억원, 라이신 3천억원, 바이오 1천500억원 등 소재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라이신 시장은 2009년 125만t(2조5천억원) 규모에서 2014년 210만t(4조2천억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300만t(6조원) 이상 시장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 과잉으로 라이신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중국 업체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급 균형이 안정화될 것으로 대상은 내다보고 있다.  명형섭 대상 사장은 "외환위기 극복 이후 경영 안정을 통한 라이신 사업 부활이 그룹의 숙원이었다"면서 "전분당, 바이오와 더불어 라이신을 소재 사업의 한 축으로서 육성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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