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포스트=박영심 기자] 싸고 간편해서 좋지만 신선함이나 건강함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였던 햄버거에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대형 프랜차이즈도 수제버거 메뉴에 집중하고 있다. 1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에서 가장 먼저 수제버거 열풍을 일으킨 곳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지난 8월 첫 수제버거 메뉴인 시그니처 버거를 선보이며 디지털 주문 방식을 도입해 국내 대형 버거전문점 최초로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그니처 버거는 주재료인 패티와 빵 외에도 야채, 치즈 같은 부재료까지 모두 소비자가 개인 입맛에 따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빵은 2종류로 브리오슈나 오트밀 빵 중에 고를 수 있으며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빵대신 상추를 선택할 수 있다.
토핑은 메이플시럽에 절인 베이컨과 국내산 양파, 토마토 등으로 야채가 6가지에 소스는 8가지에 이른다. 여기에 정통 아메리칸 치즈, 프로볼로네 치즈, 페퍼 잭 치즈 등을 조합하면 시그니처 버거는 모두 1만1천 가지 맛을 낼 수 있다고 맥도날드 측은 전했다. 가격은 기본 7천500원부터 시작돼 단품 가격이 4∼5천원 대인 일반 제품과 비교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조리 방식뿐 아니라 서비스 방향 자체가 파인 다이닝(정식 상차림)을 지향하고 있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패티를 그릴에 굽고 자리까지 가져다주는 완전 수제버거를 주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그니처 버거를 서울 신촌점에서 처음 출시한 지난 8월 12일 1천 개 이상을 판매했다며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14일 용인 수지DT점과 분당 수내역점에 디지털 주문과 병행한 시그니처 버거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점차 적용 매장을 늘리고 있다. 정해진 재료를 획일화한 조리법에 맞춰 마치 '제품'처럼 서비스하던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에서 마치 일반 음식점의 요리처럼 만드는 수제 버거가 방식이 가능한 것은 맥도날드가 매장을 대부분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맹점 비율이 높은 경쟁업체인 롯데리아나 버거킹은 고객에게 메뉴 구성까지 선택하도록 하는 서비스는 도입하지 못하지만 고급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정식 수제버거라고 부를 만한 메뉴는 없지만 계절마다 한정적으로 나오는 메뉴를 고급화해 수제버거와 같은 수준의 맛과 질을 내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계절 메뉴로 나왔던 콰트로 치즈버거의 경우 국내에서 인기가 좋아 미국으로 역수출하고 있다"면서 "이번 가을에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버섯을 추가한 머쉬룸 와퍼 및 머쉬룸 스테이크버거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